국민의힘이 오는 10월 치러지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공천하기로 했다. 자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의 귀책 사유로 치르는 선거인 만큼 '무공천'에 무게를 뒀던 기존 입장을 바꾼 것이다. 후보를 확정하진 않았다. 그러나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김태우 전 구청장을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시킨 것을 고려해 김 전 구청장을 다시 공천하는 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이 28일 오후 서울 강서구의 한 빌딩에서 오는 10월 치러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위한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손뼉치고 있다. 2023.8.28/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국민의힘은 오는 7일 부산에서 열리는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천관리위원회 발족 안을 의결하고, 공천 관련 규정을 다룰 예정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6일 조선비즈에 "아직 김 전 구청장 공천에 대한 의견이 완전히 모아지지 않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면서도 "이르면 이번 주 안에 후보를 확정할 것"이라고 했다.

당초 지도부는 당헌‧당규에 따라 김 전 구청장의 직 상실로 치르는 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는 게 원칙이라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등이 아닌 내부고발자"라며 후보를 내야한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특히 지난달 윤 대통령이 김 전 구청장을 사면한 뒤, 여권에선 보궐선거 공천과 관련한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말이 나왔다. 최근에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김 전 구청장 사면은) 대통령의 정치적 결단"이라고 말해 주목을 받았다.

장예찬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공천 과정에) 김 전 구청장을 배제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성태 강서을 조직위원장도 같은 날 BBS라디오에 출연해 "공직선거법 위반이나 배임 및 횡령도 아니다"라며 "내부고발자 보호 차원에서 사면복권이 이루어졌다"고 했다.

친윤계 중진인 권영세 의원 역시 "김태우 전 구청장을 포함해 어떤 후보가 가장 경쟁력이 있는지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사실상 김 전 구청장 공천에 무게를 실었다. 또 "김 전 구청장은 당시 법으로 공익 제보자로 인정받지 못했지만, 사실상 공익 제보자가 맞고 처벌에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공관위는 이러한 의견을 종합해 신속하게 후보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강서구에 지역구 현역 의원 3명을 둔 민주당은 이미 지난 4일 진교훈 전 경찰청 차장을 강서구청장 후보로 전략공천했다. 정치권에선 민주당이 검찰 수사관 출신 김 전 구청장의 국민의힘 공천을 대비해 '검-경 대결구도'를 의도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편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으로 활동한 김 전 구청장은 조국 전 장관의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 등을 폭로한 인물이다. 그는 지난 5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확정 받고 구청장직을 상실했다. 그러나 지난달 윤 대통령이 김 전 구청장의 공익신고를 인정해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시켰다.

이후 김 전 구청장은 국민의힘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그는 이날 채널A 라디오에 출연해 "제가 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은 적이 있느냐"며 보궐선거 원인을 제공했다는 책임론을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