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교훈 전 경찰청 차장이 10월 치러지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나설 더불어민주당 후보 자리에 도전한다. 진 전 차장은 문재인 정부 마지막 경찰청 차장이다. 앞서 광복절에 특별사면된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은 국민의힘 후보 자리에 도전장을 낸 상태다. 두 사람이 각 당에서 후보로 최종 선정될 경우 윤석열 대 문재인 구도가 형성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진교훈 경찰청 차장이 지난해 4월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뉴스1

진 전 차장은 2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많은 고심 끝에 민주당에 입당하고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자 모집 공모에 지원했다”며 “윤석열 정부의 독단적인 국정운영을 견제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 자유와 정의를 지키기 위해서는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에 힘을 보태야 한다고 생각하고, 고심 끝에 오늘 이 자리에 서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이태원 참사와 오송 지하차도 참사, 잇따른 묻지마 범죄 등에 불안해하는 저의 가족과 이웃들의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감출 수 없었다”며 “현재에 안주하고 방관하기보다 국민 가까이에서 봉사하는 것이 그간 경찰관으로서 국가와 국민으로부터 받은 혜택에 조금이라도 보답하는 길이라는 소명의식을 느끼게 됐다”고 출마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태우 전 구청장과 관련해 “김 전 구청장이 대법원으로부터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이후 3개월 만에 사면복권 되고, 단 한마디 사과도 없이 나흘 만에 출마 선언을 하는 것을 보면서 강서구민의 한 사람으로서 모욕감과 실망감을 느끼며 그 결심을 굳히게 됐다”고 했다.

김 전 구청장이 검찰 수사관·청와대 특별감찰반원 출신이라면 진 전 차장은 서울청 정보관리부장·경찰청 정보국장을 지냈다. 윤석열 대 문재인 구도뿐 아니라 검찰 대 경찰 구도가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이 지난 18일 10·11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예비 후보자 등록 접수를 마쳤다. /김태우 페이스북 캡처

한편 김 전 구청장은 지난 18일 국민의힘 강서구청장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특별감찰반 비리’를 폭로한 그는 지난 5월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지만, 올해 광복절 특별사면을 받았다. 김 전 구청장이 ‘공익 고발자’라는 점을 감안한 윤석열 대통령의 결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