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거액의 가상자산(코인) 투기 의혹으로 탈당한 김남국 무소속 의원을 제명하는 것은 '마녀사냥'이라고 했다. 김 의원이 22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만큼 낮은 단계의 조치에서 사안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국회의원 징계는 총 4단계로 ▲공개회의에서 경고 ▲공개회의에서 사과 ▲30일 이내 출석 정지 ▲제명이다.
이재명 대표의 정무조정실장인 김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불출마를 통해 도덕적 문제에 대해 단죄를 했고 처벌을 받았다"며 "(의원직 제명은) 마녀사냥적 성격이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이 향후 5년 간 피선거권을 포기한 것으로 '진정성 있고 합당한 처벌'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징계 건을 담당하는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제1소위원회가 이를 반영해 제명 여부를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당헌·당규상 자진 탈당한 의원은 1년 이내 복당할 수 없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 5월 코인 논란으로 민주당을 탈당했다. 따라서 내년 4월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공천을 받을 수 없다. 출마할 경우 무소속으로만 가능하다. 이 때문에 김 의원이 탈당한 당시부터 불출마는 사실상 정해진 수순이란 말이 나왔다.
전날 윤리특위 제1소위는 김 의원에 대한 징계안 표결을 일주일 뒤로 미뤘다. 김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해 상황이 바뀌었으니 논의를 다시 해야 한다는 취지다. 송기헌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회의를 마친 뒤 "김남국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한 것에 대해서 어느 정도 평가할 것인지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며 국민의힘에 표결 연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당내 비명계는 '불출마와 징계는 별건'이라고 반박했다. 신경민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불출마가 아니라 사퇴를 해야한다"며 "액수나 거래량이나 사상을 초월한다. 보통 사람이 대기업에 들어가 평생을 일해도 벌기 힘든 액수인데, 이러면 국회의원으로서 일을 안 했다는 이야기"라고 했다. 또 "불출마 했다고 1소위가 호흡을 고르고 다시 논의하자는 건 잘못된 것"이라고도 했다.
이 대표와 친명계를 공개 비판해온 이원욱 의원도 "민주당의 온정주의는 내로남불"이라며 당 지도부가 김 의원을 여전히 비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김남국 의원의 불출마 선언 입장문과 윤리특위 징계 유보는 별건"이라며 "미룰수록 당이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기회는 사라진다. 불출마 선언이 현재의 문제를 희석할 수 없다"고 했다.
윤리특위 소위가 내주 중 김 의원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하면, 징계안은 윤리특위 전체회의를 거쳐 본회의 투표에 부쳐진다. 국회의원 제명안이 가결되려면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현재 민주당이 원내 제1당(168석)인 만큼, 민주당의 결정에 따라 김 의원 징계 여부가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