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6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국군 전사자 유해 봉환 행사에서 6·25전쟁 당시 전사해 하와이에 임시 안치됐던 7명의 국군 용사 유해에 참전기장을 수여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오후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정부 출범 후 첫 6.25전쟁 국군 전사자 유해봉환 행사를 주관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이 전하고, 이번 유해봉환 행사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한 분을 존중하고 기억하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윤 대통령의 의지로 계획됐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오후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 전쟁 국군전사자 유해봉환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지난 6월 현충일 추념사를 통해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헌신한 분들, 공산 전체주의 세력에 맞서 자유를 지켜내신 분들의 희생과 헌신 위에 서 있다"라며 "나라의 안위와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진 제복 입은 영웅들을 끝까지 기억하고 예우하는 것은 국가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복 입은 영웅들과 그 가족들이 용기를 잃지 않고 자긍심을 가지는 데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행사는 호국영웅들을 공군 F-35A 호위, 국빈급 예포 발사, 기상 영접 등 최고의 군 예식으로 예우해 맞이하고, 국군 전사자와 유가족 중심으로 마련됐다. 특히 신원이 확인된 고(故) 최임락 일병의 유해는 유가족(조카)인 최호종 해군 상사가 큰아버님을 직접 모심으로써 그 의미를 더했다.

25일(현지 시각) 미국 하와이 히캄 공군기지에서 열린 국군전사자 유해 인수식에서 국군전사자 고 최임락 일병의 유해를 유가족(조카)인 최호종 해군 상사가 봉송하고 있다. 미국 하와이에 있던 6.25전쟁 당시 국군 전사자 유해 7위는 73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오게 됐다. /뉴스1

이날 봉환된 7위의 유해는 6.25전쟁 당시 및 이후 미군이 수습해 하와이에 보관 중인 유해와 북한이 1990~1994년 함경남도 장진, 평안남도 금화 등에서 발굴해 미국으로 송환한 유해(1995년 208상자, 2018년 55상자), 그리고 1996~2005년 미군과 북한군이 공동 발굴해 미국으로 송환한 유해 중 한미 공동 감식을 통해 국군 전사자로 판단된 유해다.

봉환된 7위의 유해 중 고 최임락 일병의 신원은 한미 공동 감식을 통해 시료를 채취한 유해 유전자 정보와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에 등록된 유가족 유전자 정보가 일치해 확인됐다.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나머지 6위의 유해는 앞으로 기록 분석과 정밀 감식, DNA 검사 등을 통해 신원을 확인해 나갈 예정이다.

고 최임락 일병은 1931년 울산에서 태어나, 1950년 8월 만 19세의 나이로 육군에 자원입대했다. 이후 카투사로 미 7사단에 배치돼 인천상륙작전에 참전했다. 1950년 10월 함경남도 이원항에 상륙 후 이어진 장진호 전투에서 장렬히 전사했다.

고 최임락 일병의 형인 고 최상락 하사 또한 1949년 2월 육군에 입대했고, 국군 3사단 23연대에 배속돼 6.25전쟁에 참전 중 영덕-포항 전투에서 북한군 5사단에 맞서 싸우다가 산화했다.

고 최임락 일병의 유해는 해군 상사로 복무 중인 조카 최종호 상사가 하와이에서 직접 인수해 함께 귀환했다. '호국의 형제'인 고 최상락 하사와 최임락 일병은 유가족과 안장 절차에 대한 협의를 거쳐 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오후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한 6·25 전쟁 국군전사자 유해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군 전사자 유해는 신범철 국방부 차관이 25일(현지시각) 미국 하와이 히캄 공군기지에서 미국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국(DPAA)으로부터 인수해 우리 공군 특별수송기(KC-330)로 송환했다.

특별수송기는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 진입 시부터 공군 F-35A 편대의 호위를 받으며, 고 최임락 일병의 고향인 울산지역 상공을 거쳐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윤 대통령은 유해봉환 행사에 앞서 고 최임락 일병 유가족을 만나 위로했다. 윤 대통령은 73년이란 세월이 지났지만, 고 최임락 일병을 조국의 품으로 다시 모시게 되어 뜻깊게 생각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후 참석자들과 함께 특별수송기 앞에 도열해 유해가 조국의 땅에 첫발을 내디딜 때, 예포 21발과 함께 유해에 대한 거수경례로 군 예식에 따라 최고의 예우로 유족과 함께 전사자들을 맞이했다.

이날 봉환식에 우리 군 측에서는 이종섭 국방부 장관, 김승겸 합참의장, 박정환 육군참모총장, 이종호 해군참모총장, 정상화 공군참모총장, 김계환 해병대사령관 등이 참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 대사, 폴 라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 등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는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임종득 국가안보실 2차장, 임기훈 국방비서관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