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대여(對與) 투쟁이 지지율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서울-양평고속도로 관련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을 내세웠지만, 당 지지율은 답보 상태다. 내부에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백지화' 선언으로 "전략이 꼬였다"는 말도 나온다.
민주당이 당초 계획했던 국정조사도 어렵게 됐다. 공식적으로는 사업 자체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년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 표심'이 절실한 여야는 재추진을 위한 출구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사업 백지화의 책임을 상대 당으로 돌리는 한편 재추진 명분을 얻기 위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사과"와 강상면 종점안(案)을, 민주당은 "대통령실의 해명"과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원안(양서면 종점)을 요구하고 있다. 국토위 야당 간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원안추진위원회도 발족했다. 원 장관의 백지화 전략이 정치권의 핵심 어젠다를 '김건희 여사 의혹'에서 '재추진'으로 바꿔버린 셈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백지화 책임론에 일일이 대응하는 대신, 공세를 대통령실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오는 17일 원 장관을 상대로 국토위 현안질의를 한 뒤 추가 전략을 논의키로 했다. 이재명 대표도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논란을 '국정농단'으로 규정하고 "대통령실이 진상을 규명하라"고 했다.
당 지도부 소속 한 의원은 "사건의 본질은 김건희 일가의 특혜 여부인데 이제는 백지화냐 재추진이냐, 어떤 안(案)으로 추진하느냐로 어젠다가 옮겨갔다"며 "여당 전략에 우리 스텝이 꼬여 단순한 정쟁으로 비칠까 걱정"이라고 했다.
야권 내부의 각종 논란도 지지율 악재로 작용했다. 송영길 전 대표의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과 김남국 의원의 가상화폐 대량 보유 의혹, 혁신위원회가 요구한 불체포 특권 포기 거부 등으로 도덕적 우위에서도 밀렸다는 게 내부의 평가다.
한편 한국갤럽이 지난 4∼6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7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2%포인트(p) 하락한 32%를 기록했다. 6월 3주 당시 34%로 소폭 상승했지만 한주만에 다시 31%로 떨어져 5주 전 지지율로 돌아왔다.
기사에 인용한 여론조사 결과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