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관련 발언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에서 “최악의 교육 참사”라고 비판하자 국민의힘은 “일부 사교육 업자들의 주장”, “이재명 대표의 대선공약이기도 하다”며 엄호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의 한 호텔에서 열린 워싱턴 동포 초청 만찬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교육위원회 간사인 이태규 의원은 20일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대통령이 말씀한 내용의 핵심은 우리 공교육 현실, 수능을 중심으로 한 우리 공교육과 사교육의 관계를 짚고 해결 방안을 제시한 건데 이걸 난이도 문제로 몰고 간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그런데 공교육 과정 내에서 수능 변별력을 갖추라고 하면 가장 혼란스러운 사람이 대형 입시학원 사교육 업자들”이라며 “이 사람들이 가장 당황하고 불안해하는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것을 전체 학부모나 학생들의 혼란 문제로 주장하고 있고, 이를 일부 언론들이 받아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대통령께서 공교육의 경쟁력을 높여서 공교육을 정상화시키고 그것을 통해서 사교육 비용을 경감시키겠다는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라며 “사교육 시장 과열을 생각한다면 대통령 발언을 이런 식으로 접근해 비판하는 것은 정말 비난을 위한 비난”이라고 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미 올해 초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 삭제한다는 2024년 수능시행기본계획을 발표했지만 6월 모의고사에서 킬러문항이 출제됐다”며 “기본계획과 반대되는 문제 출제가 나온 것”이라고 했다.

유 의원은 “대통령이 킬러문항을 삭제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이유는 이 킬러문항은 공교육 과정에서 교육을 받지 않은 문제”라며 “공교육 과정에서 취급을 안 하니 결국 사교육으로 집중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이미 작년부터 대통령께서 국정과제로도 얘기했고 벌써 올해 초에 킬러문항 삭제 기본계획을 발표를 했지만 전혀 반영이 안 됐다”며 “교육계 내부에 대통령 국정철학을 반영하지 않겠다는 강한 카르텔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그러면서 “지금처럼 킬러 문항 한두 문제 때문에 수능 1등급, 2등급이 갈리는 문제가 해소된다면 적어도 사교육에 치중하는 사회적 분위기의 변화는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회 교육위 위원인 조경태 의원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공교육 정상화를 부르짖던 야당의 말과 행동이 너무 다르다”며 “윤석열 정부가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교육개혁을 하겠다고 하면 동참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서는 킬러문항 삭제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대선 공약이라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해 1월 교육 정책 공약을 발표하며 “수능에서 사교육 의존도가 높은 초고난도 문항을 폐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백경훈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전날(19일)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정신 차려라”며 “‘킬러문항’ 배제는 이재명 대표의 대선 공약이었다”고 했다.

백 부대변인은 “민주당은 헷갈리면 제발 가만히 있기라도 하라. 수능 ‘킬러 문항’ 배제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대선 공약”이라며 “사교육 혁파를 주장해 온 것도 민주당 아닌가”라고 했다.

그는 “본인들도 공약했던 내용을 왜 비판하는지, 대체 무얼 비판하고 싶은 것인지, 비판을 위한 비판 전에, 교육 현장에 혼란을 부추긴 부분에 대해 반성문부터 쓰라”고 했다.

앞서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논란에 이어서 최악의 교육 참사”라며 “대통령은 수험생과 국민들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