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의 가상화폐(코인)를 보유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핼러윈 참사와 관련한 논의를 한 국회 상임위원회 회의 도중 가상화폐 거래를 한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공개된 영상에서 김 의원은 회의 중간중간 휴대전화를 손에 쥐거나 무엇인가에 열중했고, 몇 차례 자리에서 벗어나기도 했다. 김 의원이 자리를 비웠을 때 가상화폐 거래가 이뤄지기도 했다.
김 의원의 것으로 추정되는 가상화폐 전자지갑 ‘클립(KLIP)’을 분석하면 김 의원은 지난해 11월 7일 오후 6시 48분 가상화폐 ‘위믹스’가 19개가 다른 가상화폐로 교환된 것으로 나온다. 이날은 핼러윈 참사가 발생한 9일째 되는 날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법무부 등으로부터 핼러윈 참사 현안보고를 받았고, 관계부처의 장들과 법사위원들은 질의응답을 했다. 법사위원인 김 의원도 이 회의에 참석했다.
당시 여야 의원들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핼러윈 참사를 놓고 격돌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참사 당일 경찰이 마약 수사에 집중하느라 사고에 대비하지 못한 것 아니냐며 공세를 펼쳤고, 한 장관은 “괴담 수준의 말씀을 하는 것에 대해 참담하다”고 맞받았다.
지난해 11월 7일 법사위 전체회의는 오후 2시17분 개의한 뒤 오후 4시26분 정회했고, 33분 후인 오후 4시59분 속개되어 오후 6시56분에 산회했다. 김 의원은 오후 5시10분부터 한 장관을 상대로 “성수대교, 대구 지하철 참사, 삼풍백화점 붕괴, 상주 콘서트 압사 사고, 용산 사고, 세월호 사건 전부 합동수사본부를 꾸렸다. 사고대책본부를 대검찰청에 두는 경우가 이례적”이라고 질문했다. 한 장관은 “수사권을(민주당이) 박탈하셨잖아요. 그러니까 합동수사본부를 만들 수는 없다. 검수완박이 됐으니 대형 참사에 대해 수사본부를 대검에 만들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국회 영상회의록시스템에 공개되어 있는 영상을 보면, 질의응답을 마친 김 의원은 자리를 지키고 앉아 있다가 오후 5시 33분쯤 무언가에 몰두했다. 약 4분 뒤 김 의원의 모습이 회의장에서 사라진다. 잠시 자리를 비운 것이다. 자리에서 사라졌던 김 의원은 그로부터 약 38분 뒤 다시 회의장에서 확인된다.
20여분 뒤인 오후 6시 37분 김 의원은 한 장관에게 한 차례 더 질의를 시작한다. 김 의원은 “경찰이 교통이나 경비 이런 안전과 관련된 것에 집중한 것이 아니라, 대통령, 법무부 장관, 검찰총장이 전부 다 마약 수사와 관련된 부분에 집중하다 보니 안전과 관련된 부분에 소홀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 장관은 “마약 수사를 해야 하는 것은 국가의 임무다. 나라를 지키기 위한 일 아니냐”며 “그것을 이번 참사의 원인으로 연결하시려는 식의 발상에 저는 공감하기 어렵다. 많은 국민들도 그럴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 장관의 답변은 오후 6시41분 끝났고, 김 의원은 1분 뒤 책상에 올려놓았던 휴대전화를 집어든다. 약 5분 뒤 김 의원은 또다시 회의장에서 사라졌다. 김 의원이 가상화폐 거래를 한 것으로 추정되는 6시 48분에도 김 의원의 모습은 회의장에서 확인할 수 없었다. 오후 6시55분 산회했을 때에는 자리에 앉아 있었다.
김 의원은 올해 3월 22일 열린 법사위 법안심사 소위 중에도 위믹스 코인을 매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오전 10시 17분에 시작한 소위는 오후 6시 21분에 끝났는데, 김 의원은 오후 2시 32분에 위믹스 코인을 판 것으로 확인했다. 회의 도중 두 차례 쉬는 시간이 주어졌지만, 거래는 회의 중간에 이뤄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