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의 코인 투자 의혹을 받고 있는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해 국민의힘에서 “P2E 코인 입법 로비가 있었다”는 주장이 12일 나왔다. 김 의원이 대량으로 보유한 것으로 의심되는 가상화폐는 국내 게임사 위메이드에서 만든 ‘위믹스’인데 김 의원 측이 코인 취득 내역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자 블록체인 게임업계의 ‘국회 입법로비’ 의혹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여기에 국민의힘에서는 “‘P2E 업체가 국회에 로비했다’는 로비설이 김 의원의 여러 거짓말을 설명할 수 있는 강력한 가설”이라는 의견을 제기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P2E 코인 입법 로비는 있었다”라고 밝혔다.
하 의원은 “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 P2E 정책이 윤석열 후보의 최종 공약으로 들어갈 뻔했지만, 선거대책위원회 게임특별위원장이었던 제가 뜯어말려서 결국 제외됐던 적이 있다”고 했다.
그는 “선거 기간에 회사가 직접 나서서 입법 로비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큰 오해를 받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보통 협회나 학회, 시민단체, 변호사, 기자 등을 동원해 우회적으로 접근하기도 한다”고 했다.
이어 “당시 게임 공약을 검토할 때도 출처 모를 수많은 P2E 합법화 제안을 많이 받았다. ‘사행성 게임에서 P2E만 제외해달라’는 내용이었다”라며 “이런 배경에 코인과 카지노를 연동하겠다는 계획도 있었는데 이는 미래산업을 가장한 도박합법화였기 때문에 전부 거절했다”고 했다.
하 의원은 본인이 주최한 토론회에 위믹스를 발행한 국내 게임사 위메이드가 나와서 발표한다고 해 토론자를 바꾸라고 했던 적이 있었고 또 위메이드가 출연한다고 해 업계 간담회를 취소했던 적도 있었다며 “이게 입법 로비가 아니면 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김남국 의원처럼 코인을 대량 보유하고서 정책을 주도했다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다”며 “국회의원이 내 코인 폭등시키려고 코인 회사의 종노릇을 하고 있었던 셈이다. 국회의원 전부 코인을 전수조사해 국민들께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도 전날(11일) 페이스북을 통해 “왜 김남국이 지난해 12월에 가상화폐를 하나도 보유하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했을까? 그것이 향후 수사 방향을 알려준다”고 했다.
김웅 의원은 이어 지난해 말 위믹스가 ‘중대한 유통량 위반’ 등으로 상장 폐지된 것을 언급하며 “위메이드는 왜 위믹스를 초과 유통한 것일까라며 ”여기에서 ‘P2E 업체와 단체가 국회에 로비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고 한 한국게임학회의 주장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그는 “로비를 위해 위믹스를 뿌렸다면 초과 유통량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김남국 의원이) 고위험의 김치코인에 몰빵한 것이 기괴하게 생각할 수 있으나 로비용으로 받은 것이라면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했다.
이어 “만약 로비용으로 저가 매수한 것이라면 당연히 그 자금 출처도 밝힐 수 없고 상장 폐지된 상황에서 대량 보유 사실도 밝힐 수 없게 된다”며 “따라서 지금으로서는 로비설이 여러 거짓말을 설명할 수 있는 강력한 가설”이라고 했다.
김웅 의원은 “김남국과 민주당 측 대응은 시간 끌기와 물타기로 예상된다”며 “시간 끌기는 검찰 수사가 아니라 민주당 자체 내부 조사를 하겠다는 것이다.물타기는 국회의원 전원에 대해 모든 가상화폐를 전수조사하자고 제안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위믹스의 초과 유통된 부분의 거래 내역을 분명히 밝혀야 하고 김남국이 위믹스를 보유하게 된 방식과 시기가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라고 했다.
P2E는 신기술인 대체불가능토큰(NFT)이 결합한 ‘플레이투언(P2E·돈 버는 게임)’, 일명 돈 버는 게임이라 볼 수 있다. P2E 게임은 게임을 하며 얻는 아이템 등 보상을 가상화폐 등 실제 돈으로 바꿀 수 있다. 대표적인 P2E 게임으로는 지난 2021년부터 지난해 초까지 해외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끈 위메이드의 P2E 게임 ‘미르4′ 등이 있다. 국내에서는 환전성 논란으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 막혀 불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