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하구서 건져 올린 쌀과 USB. /연합뉴스

플라스틱 페트병에 쌀과 이동식저장장치(USB) 등을 담아 북측에 보내는 이른바 '쌀 보내기'가 3년 만에 비밀리에 재개된 것으로 보인다. 탈북민 단체가 조류를 이용해 북한으로 보내려고 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쌀 페트병이 한강 하구에서 계속해서 발견되고 있다.

10일 경기 고양시 행주 어민들에 따르면 최근 한강 하류인 행주대교와 김포 수중보 사이에서 뱀장어 치어를 수확하려고 설치한 그물에 페트병들이 걸려 올라오고 있다. 붉은색 뚜껑의 투명 페트병 안에는 1㎏ 정도의 쌀과 USB, 의약품(소염·진통제) 등이 들어 있었다. USB에는 북한 체제를 비판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예측된다.

한 어민은 "3년 전까지는 쌀이 든 1.8ℓ 생수 페트병들이 한강에 떠다녔는데 재작년부터는 한동안 안 보였다"며 "최근에 다시 쌀이 든 페트병이 신곡수중보 아래 장항습지 쪽에서 많이 발견되고 있고 수중보 위쪽에서도 종종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는 페트병 안에 1달러 지폐도 있었는데 최근에는 그렇지 않다"며 "다만 쌀의 품질이 좋아 밥을 지어 먹거나 떡을 해 먹는 어민도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탈북민 단체가 이 페트병을 북한으로 보내기 위해 바다에 살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페트병에 든 내용물은 탈북단체가 주로 보내는 쌀과 USB, 해열제와 진통제 등 의약품"이라며 "탈북단체들이 야간이나 새벽 시간에 한강 하구에서 북쪽으로 살포한 것들이 조류에 의해 다시 남쪽으로 흘러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탈북단체들의 대형풍선을 이용한 대북 전단 살포와 쌀 보내기는 우리 정부가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로 금지하면서 2020년 이후 찾아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과 지난 5일 탈북민 단체가 대북 전단을 매단 대형풍선을 날려 보내고 이어 쌀 페트병까지 발견되면서 대북 선전전이 재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