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억원 규모의 가상화폐(코인)을 보유하고 있다는 논란에 휩싸인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알려진 것 외에 26억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더 가지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 의원은 9억8000만원으로 가상화폐 투자를 시작했고, 현재는 9억1000만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보유하고 있다고 해명했었다.

가상자산 보유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가상화폐 커뮤니티인 ‘변창호 코인사관학교’는 지난 9일 김 의원의 가상화폐 지갑 ‘클립(KLIP)’ 주소를 분석해 당초 알려진 80만개보다 훨씬 많은 130만개에 달하는 가상화폐 ‘위믹스’를 보유했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변창호 코인사관학교는 김 의원이 발표한 가상화폐 지갑의 생성일과 잔액 등이 같은 지갑을 찾아 이를 김 의원 것으로 특정했다. 클립은 카카오가 제공하는 가상화폐 지갑 서비스로 은행 계좌와 비슷한 개념이다.

이 ‘클립’에 있는 위믹스는 127만2843개였다. 당시 시세로 환산하면 1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기존에 김 의원이 보유했다고 알려졌던 80만개의 1.5배 수준이다. 김 의원은 지난해 1월부터 2월까지 한 가상화폐 거래소에 등록된 가상화폐 지갑에 위믹스 80만여개를 보유했다가 같은 해 2월 말에서 3월 초 전량 인출됐다는 의혹을 받았다.

김 의원의 ‘클립’ 지갑 거래 내역을 살펴보면, 지난해 1월 21일 세 차례에 걸쳐 위믹스 약 41만7000개가 빗썸에서 클립으로 들어왔다. 당시 위믹스 가격은 개당 6300원 수준으로, 총 금액은 26억5000만원 정도다. 또 빗썸 지갑에서 업비트 지갑으로 지난해 2월과 3월 수차례에 걸쳐 약 85만5000개의 위믹스가 이체됐는데, 당시 평균가로 계산하면 60억원 정도다. 모두 합치면 약 86억5000만원이다.

김 의원이 거짓 해명을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 의원은 위믹스 매입 자금 출처를 놓고 논란이 일자 ‘LG디스플레이 주식을 매각해 9억원을 2021년 2월 9일, 11일, 12일 세 차례에 업비트에 입금해 이 돈으로 가상화폐에 투자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위믹스가 업비트에 상장된 시기는 2022년 1월이고, 빗썸에는 2020년 10월 28일, 코인원에는 2021년 12월 29일에 상장됐다. 김 의원이 위믹스를 구매할 당시는 업비트에 위믹스가 상장되지 않은 때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제공

김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새로운 코인지갑이 발견됐다’는 질문에 “내용 자체를 확인하지 못 했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위믹스 코인을 발행한 위메이드 측으로부터 받는 것이 있냐는 질문에는 “전혀 없다”며 “투명하게 실명 계좌를 통해 거래했고, 지갑 주소 역시 투명하게 다 공개가 된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해 금융정보분석원(FIU)로부터 이상 거래가 있다고 통보받은 뒤 김 위원의 코인지갑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이 기각했다. 이 때문에 김 의원의 가상화폐 거래와 관련한 구체적인 자금 흐름을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김 의원의 위믹스 보유 이력이 논란이 된 것을 계기로 검찰이 압수수색 영장을 재청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남부지검 관계자는 이날 “FIU가 범죄와 전혀 무관한데 수사기관에 이상 거래를 통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지난 8일 약 7억원어치의 현금 또는 가상화폐가 남은 빗썸 계좌 사진을 공개했다. 김 의원이 소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클립에는 현재 가상화폐 11종, 약 3억원어치가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