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10일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우리나라 정부를 도청했다는 외신 보도에 대해 용산 대통령실 이전 과정 허점이 드러난 것 아니냐며 공세를 펼쳤다. 육군 4성 장군 및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 출신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졸속 이전할 때부터 도·감청 확률이 높으니 대비하라고 계속 문제제기 했었다"고 말했다.

용산 대통령실(오른쪽)과 국방부 청사(왼쪽) 모습. 주변에는 일부 미군시설이 존재하고 있으며 순차적으로 대한민국 반환 절차를 밟고 있다. /뉴스1

김 의원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제가 봤을 때는 (대통령실이) 무방비 상태"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통령실) 창문은 도·감청 필름을 붙여 도·감청 대비가 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건물 벽은 돼 있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벽을 하려면 다시 대공사를 해야 하는데 대통령실 졸속 이전을 하면서 시간에 쫓기다 보니까 보안대책이 제대로 안 됐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실에 들어가는 모든 선과 장비에 도·감청 장치들이 묻어 들어갔을 수 있다"며 "그런 것도 제대로 됐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 의원은 "더 중요한 것은 대통령실 담벽과 (근처에) 미군기지가 있다. 미군기지는 치외법권 지역"이라며 "100m 가까이 미군기지가 있는 경우에는 도·감청하기에 너무나 쉬운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옛날 말 같으면 창호지 문 바로 옆에 앉아 있는 꼴이다. 방 안에 목소리가 듣고 싶지 않아도 다 들리는 그런 형상이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것은 주권 침해이기 때문에 강하게 항의하고 원인 분석을 한 뒤 거기에 대한 재발 방지를 요구해야 한다"며 "예전에 미국이 이런 문제가 터졌을 때 일부 국가는 국빈 방문까지 취소한 적도 있다"고 했다.

또 "(미군기지는) 치외법권 지역이라서 (우리 정보 당국이나 수사 당국의 기지 내 조사를) 미국이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진행자가 '도·감청을 막기 위한 시설을 한다면 어느 정도로 손을 대야 하나'라고 묻자 "대대적인 공사가 필요하다"며 "사실 벽에 도·감청 장치는 그냥 패널을 붙여서 되는 그런 방식이 아니다"라고 했다.

민주당 최고위원들도 1년만에 다시 용산 대통령실 이전을 공격하고 나섰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에서 "이런 보안 사고는 대통령실 이전 때부터 우려되고 예상됐다"며 "가장 안전한 청와대 벙커를 버리고 졸속적 리모델링 공사를 했으니 예견된 보안참사 아닌가"라고 했다.

이어 "자국 보안시설은 건설자재도 다 자국에서 공수해서 짓고 설치한다"며 "공사했던 업체들이 보안을 준수했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도 했다.

서영교 최고위원도 "용산의 준비도 없이 대통령실을 이전하면서 안보 태세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라며 "안보실 관계자는 몰라서 이전했을까, 다 뚫릴 것을 버젓이 알면서 이전한 것일까"라고 했다.

이어 "대통령실 공사에 가봤더니 모든 자재가 널브러져 통제가 되지 않고 있더라(라고 했다)"며 "그런 자재에 도청 청치를 넣어서 만들면 다 뚫리게 되어 있다. 전문가와 여당에서도 얘기했던 내용"이라고 했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졸속으로 대통령실 이전이 추진됐을 때부터 충분히 예견됐던 문제다. 군사 보안 통신 체계가 최소 1년여 지나야 안정화된다는 얘기는 여러 안보 전문가들로부터 지적된 사안"이라며 "사실 조사를 위한 미국 기밀문건에 대한 정보 요구부터 즉각 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