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 재·보궐선거가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회의원 재선거 지역인 전북 전주시을에 6명의 후보가 등록하며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보궐선거는 민심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기 때문에 결과에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주을은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으며 재선거가 치러지는 지역이다.
민주당은 ‘책임정치’ 차원에서 무공천을 결정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유력하게 점쳐졌던 전북도당위원장인 정운천 의원(비례)이 “당당히 내년 22대 총선에서 선택을 받겠다”며 전주을 불출마를 선언했다. 대신 김경민 국민의힘 전 전주시장 후보가 여당 후보로 출마했다. 김 전 후보는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전주시장 후보로 국민의힘 호남 지역 지자체장 후보 중 최다 득표율인 15.54%를 얻은 바 있다.
국민의힘은 호남 지역 민심 잡기에 총력을 다하는 모양새다. 현재 국민의힘 호남권 현역 의원은 이용호(전북 남원·임실·순창) 의원 1명뿐이다. 이에 김기현 지도부는 지난 23일 출범 이후 첫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전북 전주에서 열기도 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오전 전주를 찾아 “미래통합당 시절 당 지도부가 광주를 찾아 무릎 꿇고 참배했던 마음도, 윤석열 대통령 취임 첫 해 (소속 의원) 100여 명이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했던 마음도 똑같은 마음”이라며 “단순하게 방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북의 발전을 위한 마음도 함께 담아서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경민 전주을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김 대표는 “이번 전주을 재선거는 민주당 소속이던 이상직 전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과 부정부패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하게 되면서 치러지게 된 선거”라며 “범죄 경력 없는 깨끗한 후보인 김 후보가 반드시 당선돼야 할 이유”라고 말했다.
정운천 전북도당위원장도 이날 현장 최고위에 참석해 전북특별자치도법 후속 입법에 국민의힘이 주도적으로 나서겠다면서 “(특별자치도법) 310개 특례규정을 준비하고 있지만, 우리 집권 여당의 적극적인 도움 없이는 바로 세울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황이 국민의힘에게 그리 좋지만은 않다. 민주당 후보가 없는 데도 최근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전주을 재선거 1, 2위를 달리는 후보는 진보당과 무소속 후보로 나타났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전주MBC 의뢰로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전주시을 선거구에 거주하는 성인 506명을 대상으로 지지하는 후보를 조사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서 ±4.4%포인트) 강성희 진보당 후보가 25.9%로 1위, 임정엽 무소속 후보가 21.3%로 2위로 나타났다.
이어 김호서 무소속 후보 15.2%, 김경민 국민의힘 후보 10.1%, 안해욱 무소속 후보 8.8%, 김광종 무소속 후보 1.1%, 지지후보 없음 11.4%, 잘 모름 6.1% 순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 소속 후보는 4위 자리에 그쳤다.
이 중 기호 7번으로 출마한 안해욱 무소속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과거 유흥주점에서 일했다는 이른바 ‘쥴리 의혹’을 제기한 사람이다. 안 후보는 지난 22일 전북도의회에서 연 기자회견에서도 “공약을 말씀드리겠다”며 “현 정권 서열 1위인 김건희를 반대하기 위해서”라고 말한 바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호남에 구애를 보내고 있지만 악재도 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지난 12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관한 예배에서 ‘5·18 정신을 헌법에 넣겠다고 하는데 전라도 표가 나올 줄 아느냐’는 전 목사 물음에 “그건 불가능하다. 저도 반대한다”고 발언하며 지역민의 반발을 산 바 있다.
앞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7일 4·5재보궐 후보자 등록을 마감한 결과 9개 선거구에서 총 33명이 등록, 평균 3.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 중 전북 전주시을 국회의원 재선거에는 6명, 경남 창녕군수 보궐선거에는 7명의 후보가 각각 등록했다.
기사에 나온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