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진행 중인 한국방송공사(KBS) 수신료 개선안에 대한 국민제안 토론에서 찬성 의견이 반대 의견보다 10배 이상 많은 것으로 22일 파악됐다. 해당 개선안은 현재 전기요금과 함께 내는 KBS 수신료를 분리해서 필요에 따라 수신료 납부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골자다. 국민들은 대통령실에 현 요금 납부 체계와 관련한 다양한 불만 사항 등을 제기하고 있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전경. /뉴스1

대통령실에 따르면, 강승규 수석이 이끄는 시민사회수석실은 지난 9일부터 KBS 수신료 개선안에 대한 국민제안 토론을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현재 찬성 의견(추천)은 1만197건이며 반대 의견(비추천)은 884건이다. 찬성이 반대에 비해 11.5배쯤 많다. 해당 조사는 4월 9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이런 추세라면 개선에 대한 찬성 의견이 뒤집힐 가능성은 희박한 상태다. 해당 안건은 시민사회수석실이 앞서 국민들로부터 받은 제안 중에서 선정된 것이다. 대통령실은 국민 토론을 거쳐 정책 개선에 대한 의견을 정리하고 국민제안 심사위원회를 통해 주무부처에 권고 한다.

개선안의 핵심은 'KBS 수신료 분리 징수'다. 대통령실은 이를 개선해야 하는 이유로 ▲예전과 달리 TV 수상기가 아닌 IPTV(초고속 인터넷망을 이용하여 제공되는 양방향 텔레비전 서비스), OTT(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등 유료 방송 플랫폼을 통해 TV를 보는 국민들은 결과적으로 요금 부담을 이중으로 지는 측면이 있고 ▲전 국민이 강제로 낼 수밖에 없는 현행 수신료 징수체계는 사실상 세금과 다를 바 없으며 ▲공영방송의 공정성・중립성 가치가 퇴색하는 경우에는 수신료 납부 선택권을 소비자에게 되돌려 줄 필요가 있다 등을 제시했다.

반면, 이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로는 ▲공영방송이 수신료가 아닌 정부지원금, 광고 수입 등에 보다 의존하게 된다면 공정성・중립성의 가치를 실현하기 어렵고 ▲수신료는 단순히 방송 서비스에 대한 대가를 넘어 전반적인 방송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공익적 측면도 고려돼야 하며 ▲현행 통합 징수방식은 저비용 구조로서, 효율적・안정적 수신료 징수가 가능하다는 의견 등을 제시했다.

대통령실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이 지난해 12월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민제안' 운용체제 개편 등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재 국민제안 토론에는 수신료 분리 징수에 대한 다양한 국민 의견도 올라오고 있다. 김모씨는 국민제안에 남긴 글에서 "시골에 사는데 KBS 등 방송이 안 나오는 난시청 지역이다"라며 "지금은 유선으로 따로 돈을 내고 보고 있다. 요금 폐지가 마땅하다"고 했다.

송모씨는 "전기요금에 포함해 고지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분리 고지로 바꿔 방송을 보는 사람만 요금을 내는 것이 타당하다. 그간 정치권이 눈치를 보느라 개선이 안 됐는데 대통령실에서 꼭 시정해 달라"고 했다.

반면 양모씨는 "우리나라에 공영방송 하나는 꼭 남겨둬야 한다"며 "수신료를 없애는 것보다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 빈대를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울 수는 없다"고 했다.

내달 9일 해당 토론이 종료되면 국민제안 심사위원회는 방송통신위원회에 제도 개선에 대한 국민들의 의견을 정책 권고 형식으로 전달할 방침이다.

한편, 대통령실이 앞서 진행한 국민제안 토론 1호 주제였던 '도서정가제 예외 허용'의 경우, 소규모 영세서점의 도서 자율적 할인 판매 허용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은 채 종료됐다.

국민제안 심사위원회는 최근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에 "도서정가제 정책협의체를 구성하고 논의 결과를 공론화하라"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