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19일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울창한 숲 속 지하에 만든 '사일로(silo)'에서 발사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북한이 20일 공개한 발사 장면을 담은 사진에서 화염이 'V자' 형태로 찍혔는데, 그동안 사용한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볼 수 없었던 모양이기 때문이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전날 오전 11시5분쯤 북한이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1발을 포착했다. 이 SRBM은 800여㎞를 비행한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이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 계열 미사일로 보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이 하루 뒤인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딸 김주애가 발사 훈련을 참관했다고 보도하면서 발사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에 나타난 미사일 화염은 바닥에서 옆으로 퍼지는 형태였다. 발사 때 화염과 연기가 V자 형태로 솟구치는 것은 지하에 만들어진 원통형 시설(사일로)이나 엔진을 시험하는 수직발사대 등에서 나타난다.
김정은과 김주애가 찍힌 장소도 기존과 다르다. 북한은 김정은과 김주애는 발사를 참관한 후 숲길을 헤치고 내려오는 사진을 공개했다. 동창리 위성발사장 인근 야산에 사일로와 같은 시설을 구축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북한이 TEL을 이용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TEL 숫자가 한정돼 있다는 문제가 있다. 한미 군 당국이 표적이 되기도 한다. 북한은 미사일을 탑재한 TEL이 이동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하중을 견디는 도로가 많지 않다는 문제도 있다. 사일로에서 발사하면 이런 약점을 해결할 수 있다.
다만 발사 장소나 건설 비용을 고려할 때, 사일로가 아니라 지상의 고정 발사대를 시험용으로 이용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북한은 동창리 위성발사장 인근에 수직 엔진시험 발사대를 구축했는데 최근에는 이를 확장한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고체 연료 엔진 추력을 키우려는 목적의 확장 공사로 추정됐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 공개 보도에 나타난 다양한 요소를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