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거가 1년 정도 남은 가운데 여야의 대비 속도가 다른 모양새다.
'사법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체제로 총선 대비 공천 논의에 돌입했다. 국민의힘은 이제 막 새 지도부를 구성한 만큼 '김기현 대표 체제'를 안정화하기 위한 작업에 여념이 없다 보니 조직강화특별위원회나 당무감사 등 총선 대비는 아직 뒷전이다. 국민의힘 입장에서 내년 총선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한 중요 분기점이다. 총선 국면 돌입 시기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민주당, 총선 준비 본격화 vs 국민의힘, 사고당협 지역 인선 과제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국민의힘은 '김기현 체제' 안정화에 집중하고 있다. 사무총장부터 지명직 최고위원, 전략기획부총장·조직부총장, 대변인 등 새 지도부를 구성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내년 총선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 태세는 아직 없다.
지난 16일 김 대표는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총선 대비를 위한 조직 강화 작업과 당무감사 재개 시기에 대해 "아직은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면서도 "조만간 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민주당은 내년 총선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나섰다. 지난 14일 이재명 대표는 총선 공천제도 태스크포스(TF) 첫 회의에서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합리적인 공천 제도를 만들어 달라"며 "당내 의견을 수렴해 국민 의견을 최대한 반영, 승리할 수 있는 공천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
당 공천 TF를 맡은 이개호 의원도 "(내년 4월 총선 중) 국민이 체감하는 검사독재 체제를 끊어내야 한다"며 경쟁력과 투명성 있는 공천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국민의힘은 총선 국면에 돌입하기 위한 당면 과제들이 있다. 대표적인 게 당무감사와 사고당협 지역 인선이다.
지난해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가 올 2월 중순부터 4월 말까지 전국 당원협의회와 시·도당을 대상으로 당무감사를 하겠다고 밝혔지만, 전당대회 시기가 3월로 정해지면서 차기 지도부에 이를 맡기기로 했다.
여기에 지난해 '정진석 비대위 체제'에서 아직 확정되지 않은 사고당협 지역구 26곳의 당협위원장 임명도 시급하다.
특히 당시 사고당협 지역구 68곳 중 당협위원장이 정해졌던 42곳에서 비윤·이준석계 인사들이 배제된 것을 놓고 '비윤 솎아내기'라는 지적이 제기됐던 만큼, 이번 인선에서는 김 대표가 강조한 '연포탕(연대·포용·탕평) 정신'이 적용될지 여부도 주목된다.
김 대표 측 관계자는 "원내대표까지 선출한 뒤 새 지도부 구성을 마무리한 후에 조강특위를 구성하고 당무감사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당무감사 일정은 아직 당내 추후 상황을 지켜봐야 하는 만큼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당 관계자도 "'김기현 대표 체제'가 이제 막 시작됐다. 새 지도부가 당을 안정시키고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지도부가 어느 정도 안정되면 곧바로 총선 준비에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못해도 한두 달 정도면 당이 안정될 것이라고 보는데, 그때부터 총선을 위한 준비를 하나씩 해나가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 "국민의힘, 당 안정화부터...尹정부 국정 뒷받침이 우선"
전문가들은 국민의힘 새 지도부가 당을 제대로 안정화한 뒤 총선 대비를 위한 당무감사나 사고당협 지역 인선 등을 해도 늦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총선까지 1년 이상의 시간이 남은 상황에서 관건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 성과에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 총선은 '윤석열 정부의 중간 평가'인 만큼,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 국정 뒷받침 역할을 마친 뒤 총선 국면에 돌입하는 게 낫다는 것이다.
박상병 인하대학교 정책대학원 교수는 "집권여당의 총선 승리는 결국 윤석열 정부의 국정 성과에 달렸다. 민생경제에 미치는 정책적 성과에 따라 총선 승패가 결정될 것"이라면서 "때문에 국민의힘에서도 김기현 대표 체제를 안정화한 후 정기국회에서 입법으로 정책 성과를 낸 뒤 하반기부터 사고당협 지역구 인선을 하나씩 하면서 연말에 본격적으로 총선 대비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때문에 당이 흔들릴까 봐 총선 대비에 먼저 들어간 것"이라면서 "여당과 야당의 총선 국면 돌입 시기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도 "총선거 때까지 아직 1년이 남았고, 예비후보 등록은 선거로부터 6개월 전에만 하면 되니까 10월 전까지만 하면 된다고 보면 아직 한두 달 정도는 여유가 있다. 때문에 원내대표까지 다 뽑고 하나씩 준비해도 늦지 않다"며 "지금 윤석열 대통령의 일본 방문이나 노동시간 관련 현안 이슈 등도 정리된 뒤에 본격적으로 당무감사와 사고당협 지역 인선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