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기시다와 긴자 노포서 韓소주-日맥주로 ‘2차’...관계 개선 공감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6일 오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가진 ‘2차 친교’ 자리에서 한국 소주와 일본 맥주를 함께 마시며 양국 관계 개선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도쿄 총리 관제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후 도쿄 번화가인 긴자의 스키야키 식당 ‘요시자와’에서 부부 동반으로 만나 저녁 식사를 했다. 만찬주로는 일본의 ‘다이긴조 가모츠루 소카쿠’ 사케가 올랐다.

이어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인근의 ‘렌가테이’로 자리를 옮겨 대화를 이어갔다. 이곳은 일본식 돈가스와 오므라이스의 발상지로 알려진 노포다. 일본 언론은 이 같은 ‘2차 독대’는 이례적인 일이라는 취지로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맥주잔을 기울이던 윤 대통령은 화합하는 뜻으로 한국 소주를 함께 마셔보자고 제안했고, 그렇게 맥주와 소주를 곁들여 마신 기시다 총리는 ‘우호의 맛’이라는 표현으로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는 일본 특산 고구마 소주도 등장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이 허심탄회한 분위기 속에 본인 임기 내 한일관계를 전례 없이 진전시키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하자 기시다 총리도 적극 공감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셔틀 외교’ 복원 차원에서 한국 답방을 약속한 기시다 총리는 나중에 방한해서도 윤 대통령과 이런 친교 행사를 하기를 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김건희 여사는 기시다 유코 여사와 함께 도쿄 총리 공저에서 화과자를 만들면서 친밀감을 형성했다. 이 자리에서 김 여사는 유코 여사를 한국으로 초청했으며, 유코 여사는 기대감을 표했다고 한다.

한편, 대통령실은 NHK와 교도 통신 등 일부 일본 언론 보도와 달리 전날 회담에서 독도 문제는 언급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독도와 관련해 전혀 얘기가 없었다”며 “소인수 회담과 확대 회담에서도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가 윤 대통령에게 한일 위안부 합의 이행을 요청했다는 보도에 대해선 “논의된 내용을 전부 다 공개하는 것은 적절치 않고 공식 발표 위주로 보는 게 좋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문재인 정권 초반 사실상 합의 파기와 가까운 조치를 했고, 임기 말에 가서는 파기가 아니라는 식으로 얘기했다”며 “더불어민주당이 어떤 입장을 가졌는지 밝혀두는 게 상황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