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외교통일위원회가 13일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가 참석한 가운데 국민의힘의 불참 속 야당 단독으로 전체회의를 열고 '윤석열 정부의 굴욕적·반역사적 강제동원 해법 철회 및 일본 정부와 기업의 사죄와 배상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재정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 직무대리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석열 정부의 굴욕적·반역사적 '강제동원 해법' 철회 및 일본 정부와 기업의 사죄와 배상 촉구 결의안을 가결 시키고 있다. /뉴스1

민주당은 이날 오전 단독으로 외통위 전체회의를 열고 참고인으로 요청했던 양 할머니를 모시고 회의를 진행했다. 외통위원장인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과 국민의힘 간사 태영호 의원, 민주당 간사 이재정 의원이 회의 직전 만나 협의를 진행했지만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회의가 합의되지 않은 의사 일정이고 오는 16일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의 한일정상회담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아니냐며 회의에 불참했다.

김태호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회의 개회 시기에 대해서 "계속 논의하자는 게 양당 간사 간 입장으로 서로 입장차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일각에선 한일정상회담 일정 때문에 용산의 의중이 있는 거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라는 질문에 "넘겨짚을 얘기가 아니다"라며 "여야를 떠나 국익과 관련된 문제로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일정을 정하는 것이 방법이다. 의제로 올라온 건 사실"이라고 답했다.

앞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는 16~17일 한일정상회담과 관련해 "민주당은 이런 중대한 정상회담을 앞두고 돕지는 못할망정 상임위 전체회의에 양금덕 할머니까지 모셔 와 정쟁을 일으키고 정부를 비방할 방침만 생각하고 있다"며 "윤 대통령의 일본 방문 결과를 보고 소집해도 늦지 않은데 미리 흠집 내기를 시도하는 것 같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다만 김 의원은 양 할머니와 면담을 진행했다.

한편 이재정 의원은 민주당 소속 의원과 무소속 김홍걸 의원만 참석한 가운데 개의를 선언했다. 이 의원은 "피해자와 국민의 의견을 묵살한 채 일방적으로 강제동원 해법 정책이 발표됐고, 또 다른 정상외교에 나서는 상황에서 국회가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며 "피해자의 목소리를 청취하는 오늘 회의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했다.

외통위 소속인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외통위는 여야를 떠나 국익 우선의 정책을 최우선적으로 지켜야 하지만 정부 관계자도, 여당 의원도 참여하지 않은 것은 대단히 유감이고 규탄해야 한다"며 "윤 대통령이 일본에 가서 얼마나 굽신거리고 마음을 얻으려 할지 모르겠지만, 외통위 차원에서 방일 전에 국민의 뜻을 전달해야 한다"고 했다.

조정식 민주당 의원은 "1910년 일제에 의해 우리 국권을 상실한 경술국치 이후 최악의 국가적 치욕이자 굴욕외교"라며 "대법원판결을 우리 정부 스스로가 무력화한 사법 주권 포기 행위이자, 윤석열 정권의 뒤틀린 역사 인식에서 나온 참담하고 굴욕적인 해법"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회의에서 양 할머니는 모두발언을 통해 "정부가 뭣 하는 정부냐, 대통령이 뭔가. 옷 벗으라고 하고 싶다"며 "굶어 죽는 한이 있어도 일본이 사죄하지 않는다면 그런 돈은 안 받는다"고 했다.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관계자들과 대화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외통위 위원들은 회의에 불참한 뒤 성명을 통해 "민주당은 국회 외통위 전체회의를 합의 없이 다수 의석을 내세워 일방적으로 개회했다"며 "민주당 처사는 민의의 전당인 국회를 무용하게 한 것이며 국민 권리를 완전히 저버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은 의회 독재, 의회 횡포의 길을 당장 멈추라"며 "정략적 국회, 이재명 방탄을 위한 국회에서 벗어나 오로지 국익을 위한 국회로 돌아오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한편 이재정 의원은 결의안 채택에 대해서는 "참고인(양 할머니) 채택이 안 되더라도 (참고인이) 국회에 와서, 본 상임위원회 회의장 밖에서라도 언론 노출이 되는 것 자체가 윤 대통령에게 누가 될 수 있다는 취지에서 국민의힘이 회의 자체를 대통령의 방일 일정 이후로 미루자고 요청했다"며 "명백히 상임위 회의인데도 정부 측의 답변을 듣는 절차가 없었다. 다만 피해자 목소리를 통해 대통령 순방에 참조할 수 있는 의견을 경청한 건 그나마 다행"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