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이로그(VLOG·개인의 일상을 담은 동영상)' 형식의 동영상을 올리는 북한 유튜버 '유미(Yumi)'가 북적이는 옥류관에서 '평양냉면'을 먹는 영상을 올렸다. 그런데 냉면의 모습이 한국의 평양냉면과 크게 달라 네티즌들의 주목을 받았다. 맛이 강한 조미료인 겨자와 식초를 뿌려 먹는 장면에 주목하는 한국 네티즌도 있었다.
올리비아 나타샤-유미 스페이스 DPRK 데일리(유미의 공간·'Olivia Natasha- YuMi Space DPRK daily)는 지난달 26일 '평양랭면-유미 투어 시리즈(Pyongyang Cold Noodle-YuMi Tour Series)'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유미가 평양 옥류관에 방문한 모습이 담긴 1분 29초 분량의 영상이었다.
영상은 유미가 마스크를 쓴 채 옥류관 앞에 있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조선의 유명한 옥류관에서 평양랭면을 맛봅시다'라는 자막이 깔린다. 뒤이어 "이 물고기들의 이름이 무엇일까요?'라는 자막과 함께 수족관에서 철갑상어들이 헤엄치는 모습을 소개한다.
한국에서 옥류관은 평양냉면을 판매하는 식당으로 알려져 있지만, 철갑상어구이, 통자라찜 등도 맛볼 수 있다. 2020년 북한의 대외선전매체 '조선의오늘'에서 문재인 당시 대통령을 향해 "평양에 와서 우리의 이름난 옥류관 국수를 처먹을 때는 그 무슨 큰일이나 칠 것처럼 요사를 떨고 돌아가서는 지금까지 전혀 한 일도 없는 주제에"라며 막말을 한 '옥류관 주방장' 오수봉씨는 자라 전문 요리사다.
철갑상어 수족관을 지나 식탁에 앉은 유미는 '평양냉면'을 먹기 시작한다. 그런데 아래가 좁고 위가 넓은 놋대접에는 닭고기와 삶은 달걀이 가득 담겨져 있고, 면은 없다. 유미는 먼저 양념장을 그릇에 담고, 메밀 면을 그릇에 넣은 뒤 점원이 주전자로 육수를 따라준다. 유미는 양념과 닭고기가 면과 섞이도록 젓가락으로 풀어준 뒤, 식초와 간장을 면에, 겨자는 육수에 첨가해 먹기 시작한다.
유미가 시킨 이 음식은 '어북쟁반국수'에서 유래한 '고기쟁반국수'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로 만들어진 음식이다. 북한의 대외용 잡지 '금수강산'의 2015년 9월호에 따르면 김정일은 1990년대 말 '고난의 행군' 시절에 "소 한 마리에서 몇㎏밖에 나지 않는 어북꾸미를 놓은 쟁반국수는 몇 사람을 위해서는 할 수 있겠지만 대중을 위해서는 그렇게 곤란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닭을 이용한 고기쟁반국수를 만들 것을 지시했고, 이름도 붙였다고 전했다.
잡지는 "고기쟁반국수는 옥류관 뿐 아니라 평양시간의 여러 봉사기지들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며 "옥류관에서 고기쟁반국수를 맛있게 드시며 평양자랑의 한 페이지를 인상 깊게 남기시기 바란다"고 권했다.
유미가 이 고기쟁반국수를 먹을 때 '량(양)이 좀 많은 것 같은데…'라는 자막이 달렸다. 국수를 다 먹은 유미는 '정말 맛있습니다'라는 자막과 함께 엄지를 들어 올린다. 화면 하단에는 '둘이 먹다가 하나가 죽어도 모를 것 같습니다'라는 속담 자막을 넣기도 했다. 유미의 뒤로는 옥류관의 모습이 그대로 담겼는데, 종업원들이 음식을 나르는 등 다소 북적이는 모습이다.
이 영상은 3일 오전 10시 현재 조회수 9400회를 기록했다. '유미' 유튜브 구독자는 1만4700여명이다. 이 영상에는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네티즌들이 음식 평가를 남기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아니 북한 현지인도 평양냉면에 양념 넣어먹는데, 왜 우리나라는 밍밍하게 먹냐고"라고 썼고, 다른 네티즌은 "진짜 겨자 식초 다 넣네. 그릇은 먹기 불편해 보인다"라고 적었다.
옥류관은 고위 간부나 연회, 외국인 접대 장소로도 자주 이용된다. 평양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했던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도 옥류관에서 식사를 했다. 문 전 대통령이 2018년 9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과 함께 옥류관에서 평양냉면을 먹었을 때, 옥류관에서는 한국과 달리 겨자와 식초 등 각종 조미료를 곁들여 평양냉면을 먹는다는 사실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