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親尹)’ 후보로 3·8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한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 최고위원 후보가 과거에 쓴 웹소설이 가수 아이유(본명 이지은)를 성적 대상화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아이유 팬 여러분 죄송하다. 국민의힘을 미워하지 말아달라. 그냥 후보 한 명의 행동”이라고 비꼬았다. 장 후보는 “판타지 소설 내용으로 딴지를 거는 게 더욱 어이가 없다”고 반박했다.

(홍천=뉴스1) 허경 기자 = 국민의힘 장예찬 청년 최고위원 후보가 23일 강원 홍천종합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강원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2023.2.23/뉴스1

장 후보는 2015년 4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묘재’라는 필명으로 ‘강남화타’라는 판타지 무협 소설을 냈다. 이 소설은 ‘12세 이용가’로 서비스됐다. 소설 중에는 강남에서 화타(華陀⋅명의)로 불리는 29세 한의사가 불치병에 걸린 여배우를 성관계로 치료하고, 목이 아파 고음을 낼 수 없는 여성 가수를 치료한 뒤 교제하는 내용이 나온다.

이 여성 가수는 가수 아이유를 떠오르게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여성 가수의 이름은 이지은으로, 아이유의 본명이다. 소설에는 “이지은이 얼굴을 붉히며 삼단고음을 완벽하게 소화한다” “암 인 마이 드림- 임- 임-”이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는 아이유의 ‘3단 고음’으로 유명한 노래 ‘좋은 날’ 가사 일부이기도 하다.

여성 가수를 성적 대상화한 게 아니냐는 지적에 장 후보는 26일 페이스북에 “제가 탁현민(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처럼 에세이에서 음담패설을 했냐, 아니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아들처럼 댓글로 여성 연예인을 성희롱했냐”며 자신의 소설 내용은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장 후보는 “살다 살다 소설 내용으로 공격 받는 어이없는 일이 일어날 줄은 몰랐다”며 “저는 웹소설과 웹툰 작가로 활동했던 이력이 자랑스럽고, 문화예술에 대한 정치권의 편견에 맞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겠다”고 했다.

장예찬 후보가 과거에 쓴 소설 '강남화타'/네이버 갈무리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이 과거 '묘재'라는 필명으로 쓴 웹소설 '강남화타' 중 가수 아이유를 성적 대상화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 부분.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캡처

친윤 후보들과 대립하고 있는 이준석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장 후보의 소설 관련 기사를 공유하고 “아이유 팬덤을 건드리면 총선이 위험해 진다. 제가 직접 읽어보려고 한다. 어느 정도 수위인지”라며 “먹고 살기 위해서 야설 작가는 할 수 있는 건데 아이유 팬덤이 움직이면 곤란하다”고 썼다.

이어 장 후보가 쓴 웹소설 일부분을 발췌한 뒤 “아이유 실명까지 넣고 가사까지 넣은 건 맞는 거 같다”며 아이유 팬 여러분 죄송하다. 국민의힘을 미워하지는 말아달라. 그냥 후보 한 명의 행동”이라고 했다.

또 “앞부분 이제 조금 읽고 있는데, 이 작품이 12세 이상 열람 가능한 등급인 것 자체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저는 표현의 자유를 지지한다. 하지만 한의사가 방중술에 정통해서 양기를 주입해서 병을 치료한다는 내용의 소설이 어떻게 12세 금일 수 있냐. 도대체 웹 소설물 등급체계는 어떻게 동작하는지 좀 들여다보겠다”고 했다. 이 전 대표 비판에 장 후보는 페이스북에 “언론에 제보한 게 혹시 이준석 전 대표냐”라고 썼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18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바로세우기(국바세) 토크콘서트에서 기자들과 만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 후보의 소설에는 아이유 이외에 다른 여성 연예인과 유사한 묘사가 등장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기인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대한민국을 뒤흔든, 30대 D컵의 풍만한 가슴을 가진 글래머스타’라는 묘사에 ‘김해수’라는 이름을 가진 등장인물(이 나온다)”고 썼다. 배우 김혜수를 묘사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또 걸그룹 F(X) 멤버 크리스탈, 배우 조여정을 떠올리게 하는 인물이 나온다고 한다.

이 후보는 “장 후보가 쓴 ‘색공학자’ 웹소설에선 여성가족부 여성 사무관을 성적 대상화한다”며 “색공이라는 능력을 가진 남 주인공이 상급자인 여가부 소속 김 사무관으로부터 까다로운 결재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 원격으로 흥분을 일으켜 어쩔 수 없이 도장을 찍게 만드는 내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표현의 자유는 불의에 맞서는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이지 장 후보와 같이 판타지라는 베일에 숨어 변태적 야설을 정당화하는 수단이 아니다”라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