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당권주자로 나선 천하람 당 대표 후보가 26일 원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장제원 의원을 향해 나경원 전 의원이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서울 동작을 출마를 요구했다. 또 핵심 당직을 맡은 의원들의 수도권·호남 험지 출마를 촉구하면서 험지 출마 대상자 명단을 공개했다. 해당 명단에는 친윤계 핵심인 권성동·이철규·윤한홍·정진석 의원 등이 포함됐다.

천하람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총선 공천권 개혁 방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천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공천개혁안’을 발표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험지 출마 대상자 명단에서 장제원 의원이 빠진 것에 대해 “마음 같아서는 컷오프(예비경선 탈락)시켜버리고 싶다”며 “나 전 의원을 핍박했던 사람이라면 장 의원이 오히려 적극적으로 출사표를 내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천 후보는 “장 의원이 나경원 전 의원을 집단으로 린치하고 핍박하는 데 최선봉에 섰다”며 “장 의원이 적극적으로 서울 동작을에 출사표를 내서 수도권 유권자에게 심판받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친윤석열계가 나 전 의원의 전당대회 불출마를 압박한 만큼, 친윤계 핵심인 장 의원이 동작을에 출마해 유권자의 심판을 받으라는 것이다.

특히 연고 없는 인사들의 험지 출마는 지역 주민들을 무시하는 처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에 천 후보는 “전날 정순신 국가수사본부장 사퇴에서 보듯, 수도권과 격전지의 민심을 고려한다면 정확하게 빠른 판단을 해야 한다”며 “당 지도부·핵심 당직을 하겠다는 사람은 ‘내가 수도권에서 뛴다, 앞으로 뛰어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적시에 올바른 민심에 부합하는 판단을 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말씀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천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실질적으로 당을 운영한 최고위, 원내지도부 및 그에 준하는 비대위와 당무 집행기구 핵심 당직자에게 그 권한에 비례한 책임을 부여하겠다”며 ‘공천개혁안’을 발표했다.

천 후보는 “지금까지 우리 당은 윤핵관을 포함해 당으로부터 많은 혜택과 권한을 받은 사람은 오히려 안전한 후방에 있고, 혜택을 받지 못한 인재들에게 앞에 나가 싸우라고 해왔다. 그래서는 안 된다”며 “많은 혜택과 권한을 받은 인재들이 오히려 앞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핵심 당직을 맡은 비수도권·비례대표 국회의원들이) 수도권과 호남권 지역구 중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당선되지 못한 지역구와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득표율이 50% 미만이었던 수도권·호남권 지역구에 출마하도록 하겠다”라고 부연했다.

천 후보는 핵심 당직자 중 험지 출마 대상자 명단도 배포했다. 그는 “수도권과 호남권에 출마할 기회를 준다는 것이지, 무조건 공천을 준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유권자와 당원의 의사를 존중하기 위해 앞으로 전진 배치하는 경우에도 반드시 경선을 거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