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한 친이준석계 후보들은 25일 정순신 신임 국가수사본부장(국수본부장)의 ‘자녀 학교폭력’ 논란에 대해 “공정과 상식을 약속했기에 우리의 불공정과 몰상식에는 더 엄격해야 한다”며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3일 강원 홍천종합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강원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뉴스1

3·8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로 출마한 천하람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정순신 신임 국가수사본부장은 사퇴하시라”고 촉구했다.

천 후보는 “자녀의 학교폭력 자체도 부적절하지만, 학폭위의 처분에 불복해 수 차례 소송을 내고 모두 패소한 것은 더 큰 문제”라며 “아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벌을 면하게 하기 위해 검사 출신 법조인이라는 지위를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곽상도 전 의원, 조국 전 장관 사건에서 국민께 큰 박탈감을 드렸던 ‘아빠 찬스’의 악몽이 되살아난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위원의 경험을 밝히며 “언어폭력의 정도는 매우 심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실제 아직까지도 피해 학생에게는 심각한 상처가 남아 있다”고 했다.

천 후보는 “이런 사람에게 대한민국 수사경찰을 지휘, 감독하는 공직자로서의 자격이 있다고 말할 수 있겠느냐”며 “정 본부장에게 진정 피해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의도가 있다면, 직을 내려놓고 피해 학생과 국민들께 진솔하게 사과드리는 것이 먼저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신뢰가 걸린 중차대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천 후보는 “정 본부장의 아들이 ‘아빠는 아는 사람이 많다’, ‘판사랑 친하면 재판에서 무조건 승소한다’는 발언까지 일삼았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며 “국민의 눈높이와는 동떨어져도 한참 동떨어진 언행”이라고 했다.

이어 “국민께는 왜곡된 특권의식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며 “이런 문제가 인사검증과정에서 밝혀졌다면 절대 임명해서는 안 되는 인물이었다”고 말했다.

천 후보는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검사 출신이라고 해서 검증의 칼끝이 무뎌졌던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며 “인사검증 시스템, 나아가 ‘공정과 상식’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붕괴하게 둘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공정과 상식’을 약속했기에, 우리의 불공정과 몰상식에는 더 엄격해야 한다”고 했다.

3·8 전당대회 최고위원 후보로 나선 김용태 후보도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정 신임 국수본부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김 후보는 “정 본부장은 자신의 법조인 지위를 이용해 반성의 기미조차 없는 아들의 잘못을 축소시키려 총력을 다했다”며 “‘연좌제 아니냐’라는 어줍잖은 물타기로 넘어갈 생각도 마시라”라고 했다.

그러면서 천 후보와 김 후보 모두 자신의 경쟁자들을 향해 입장을 표명할 것을 촉구했다.

천 후보는 당대표 경쟁자인 김기현·안철수·황교안 후보를 향해 “우리 정부와 당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걸린 문제인 만큼, 명확한 입장을 밝혀주시기를 촉구한다”고 했다.

김 후보도 “전당대회에서 경쟁하고 있는 김재원, 김병민, 민영삼, 정미경, 조수진, 태영호, 허은아 최고위원 후보께 묻는다”며 “이 사태에 대한 명확한 입장이 무엇이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