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16일 헌정 사상 처음으로 제1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대책 마련에 나선 가운데,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국회로 넘어오면 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민주당이 169석이라는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어서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오전 이 대표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상 배임 및 뇌물,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옛 부패방지법 위반,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제3자 뇌물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재명 영장실질심사 위해선 국회 체포동의 받아야
현역 국회의원인 이 대표는 곧바로 체포·구금되지는 않는다. 헌법상 현역 국회의원은 회기 중 국회의 동의 없이는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않는 '불체포특권'을 가지고 있어서다. 지금은 2월 임시국회가 열리고 있는 기간이다. 영장실질심사를 위해서는 국회의 체포동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
검찰이 법원에 구속영장을 접수하면, 법원은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 요구서를 서울중앙지검에 보낸다. 이후 법무부가 대검찰청에서 체포동의 요구서를 넘겨받아 대통령 재가를 받은 뒤 국회에 제출한다.
국회의장은 요구서를 받은 뒤 처음 개의하는 본회의에 이를 보고하고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본회의를 열어 무기명 표결에 부쳐야 한다. 시한을 넘기면 이후 처음 열리는 본회의에서 표결한다.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면 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 일정을 잡게 되고, 부결 시에는 영장은 심문 없이 기각된다.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되면 24일 열릴 예정인 본회의에서 보고될 가능성이 크다. 체포동의안 표결은 보고된 지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진행돼야 한다. 이를 감안해 예상되는 본회의 표결 시점은 오는 28일이다. 여야는 앞서 2월 임시국회 일정을 합의하며 필요한 경우 오는 28일에 추가 본회의를 개최하기로 구두 합의한 바 있다.
한편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의 체포동의 요구서는 이번 주말을 넘겨 다음 주 초에 국회에 접수될 것으로 보인다.
◇ 체포동의안 부결 가능성 커… 가결되려면 野 28표 이탈해야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부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 체포동의안은 무기명 투표로 진행되는데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으로 가결된다. 현재 민주당은 전체 299석 중 과반이 넘는 169석을 차지하고 있어 곧바로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킬 수 있다.
앞서 지난해에도 민주당 소속 노웅래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바 있다. 뇌물수수,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노 의원의 체포동의안은 지난해 12월 28일 열린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져 재석 271명 중 찬성 101표, 반대 161표, 기권 9표로 부결됐다.
노 의원의 체포동의안 표결에는 민주당 이탈 표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21대 국회에서 표결에 부쳐진 4건의 체포동의안 중 유일하게 부결된 사례다. 노 의원의 체포동의안에 이어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까지 부결될 경우 민주당은 '방탄 국회', '제 식구 감싸기'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일부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의 표심 이탈 가능성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는 상태다. 민주당은 체포동의안 부결을 당론으로 채택하지는 않고 의원들의 자유투표에 맡길 전망이다. 현재 국민의힘(115석)과 정의당(6석),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 등 총 122명의 의원이 체포동의안에 찬성하고 있어 민주당에서 28명의 이탈표만 나와도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은 가결될 수 있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체포동의안을) 보고 난 후에 (찬반을) 정하겠다는 분들이 많다"며 "(체포동의안 가결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 대표 엄호에 나섰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열린 긴급최고위원회의에서 "과거 군사독재 시절 김영삼 총재의 가택연금, 김대중 내란음모죄 적용과 같이 야당 대표를 궐위 상태로 만들어 국정을 자기 맘대로 쥐락펴락하겠다는 정략적 속셈"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