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준석계로 불리는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과 허은아 의원이 3일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천 위원장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거 퇴행하는, 뒷걸음질 치는 국민의힘을 다시 앞으로, 미래로 이끄는 당 대표가 되겠다”며 당 대표직에 출사표를 던졌다.
천 위원장의 기자회견에는 현역인 하태경 의원이 함께 동행하면서 지원 사격에 나섰다. 이날 기자회견을 위해 국회 기자회견장을 예약한 것도 하 의원이었다. 국회 기자회견은 현역 의원과 국회사무처, 원내 정당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천 위원장은 “지금 주류, 친윤, 윤핵관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앞장서서 정부와 여당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박살내고 있다”며 “대통령에게 해를 끼치고, 대통령을 작게 만드는, 그래서 결국 당과 대한민국 정치를 망치는 간신배들은 더 이상 국민의힘에 발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마선언 직후 기자들과 만난 천 위원장은 컷오프(예비경선)까지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지만 컷오프 통과할 방안이 있느냐는 질문에 “조직력이라는 게 당원명부를 갖고 있는 것만 얘기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국민의힘 개혁 변화를 원하는 당원들, 제게 표를 던지려고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당원들도 실제로 많다. 컷오프 최선을 다해 임하겠지만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컷오프 통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또 천 위원장은 “이준석 전 대표와 공감대가 많은 건 사실”이라면서도 “이번 선거를 통해 개혁이란 방향성과 비전은 (이 전 대표와) 공유하더라도 굉장히 다른 스타일의 좋은 개혁보수 주자가 나왔다는 것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전당대회가 끝날 즈음에는 천하람이 이준석계라는 이야기가 없어지고, 천하람이라는 정치인이 스스로 매력을 보여줬다고 (생각하게끔)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대표적인 친이준석계 의원으로 통하는 허은아 의원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핵관의 집단적인 폭주에 맞서 유일하게 소신의 목소리를 낸 최고위원 후보”라며 최고위원직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허 의원의 기자회견장에는 김웅 의원과 김용태 전 최고위원도 함께 했다. 두 사람 모두 친이준석계로 분류되는 인사다. 특히 이날 기자회견을 위해 김 의원이 회견장을 예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허 의원은 “민주주의와 자유를 지켜내기 위해 권력 앞에 줄 세우기, 좌표찍기와 조리돌림, 힘에 의한 핍박 같은 구시대적 유물과 결단코 결별해야 한다”며 “다양한 목소리가 생동하며 더 큰 국민의힘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출마선언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허 의원은 비윤(非尹)으로 불려 이번 전당대회 선거에 불리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 “선거에 불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 프레임에 저는 잡히지 않겠다. 저는 비윤이 아니다. 비(非)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당내 상황에서 윤핵관으로 불리는 의원이 특정 후보에게 윤심이 아니라고 하는 것에 대한 생각과 계속되는 ‘집단 린치’에 대한 생각을 묻자, 허 의원은 “진정한 구태 정치의 발언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은 윤심을 말할 때가 아니라 당심과 민심을 말할 때다. 저는 그런 윤심은 바라보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어 “(집단 린치가) 올바르지 못하다는 것을 분명히 알 것”이라며 “‘더 글로리’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주인공과 일체화되는 느낌을 가졌는데, (옳지 않은 것을) 바꾸기 위해 최고위원 후보 출마에 도전했다”고 부연했다.
또 허 의원은 친이준석계로 ‘비윤’과 ‘친윤’ 구도로 나뉜 게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그렇게 구도가 나뉘기를 윤핵관이 생각할 것 같다. 저희가 좋지 못한 지지율을 받길 바라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개혁을 얘기했고, 소신있게 우리당이 가야할 방향을 이야기한 사람들이지, 친윤과 비윤 프레임에 갇힐 존재가 아니다. 저희가 걸어온 길을 당원들이 봐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이 전 대표도 페이스북을 통해 지원사격에 나섰다. 그는 천 위원장을 향해 “이석연 변호사가 천하람 후보 후원회장을 맡아주셨다”며 “절대 야합하지 말 것, 주류에 굴복하지 말 것, 득표수에 연연해서 비겁한 주장을 하지 말 것. 후배의 도전에 응원을 보내면서 이런 조건을 강조하시는 후원회장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허 의원에 대해서도 이 전 대표는 한 마디 남겼다. 그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대통령선거, 지방선거에서 매번 다른 위치에서 주어진 역할을 성공적으로 해냈다”며 “그 모든 과정에 제가 함께 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준석 대표 시절 최고위원을 지낸 조수진 의원도 이날 최고위원 출마를 공식화했다. 그는 “저는 늘 최전선에서 싸웠다. 단 한 번도 몸을 사리지 않았다”며 “어려울 때마다 당이 가장 먼저 찾는 사람이라고 자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