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31일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간극을 좁히지 못하는 모양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교섭단체 협의에서 협상이 되지 않으면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염두에 둔 입장인 반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농민 생존이 걸린 민생법안인 만큼 반드시 안건을 상정하고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한 교섭단체 협의에서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 당이 바라는 수준으로 (협상이) 되면 타협이 될 테고,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면 거부권을 행사하는 두가지 전략을 갖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주 원내대표는 "어느 당인들 농민들을 위한 정책을 안 쓸 당이 있겠나"라면서 "그 정책이 전체 농민에게 골고루 도움이 돼야 하는데 이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따르면 안 그래도 쌀이 남아서 쌀 소비가 줄어드는데, 쌀 생산은 늘어나서 과잉 생산되고 쌀 값은 떨어지고 농민이 어려워지니까 쌀 격리를 위해 조단위 돈이 들어가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단위 돈 써서 구곡으로 값어치 없이 낭비하게 되고, 다른 농사는 지원도 안 되면서 정작 못 짓는 등 이런 악순환이 불 보듯 뻔한 법"이라며 "농민들도 이런 걸 알면 정책이 시행되면 안 된다고 이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반면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반드시 본회의에 안건상정해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제 본회의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국회법 절차에 따라 표결을 거쳐 부의됐다. 법사위에 60일 이상 계류돼 법 규정에 따라 농해수위에서 의결한 법안"이라며 "농민 생존이 걸린 법안인 만큼 법안 처리를 위해 반드시 상정·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또 박 원내대표는 전날 양곡관리법 개정안 부의 표결 전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모두 본회의장에서 퇴장한 것에 대해 "영혼이 없는 '해바라기 정당'이지만 농민 생존을 놓고 정쟁화하는 모습에 할 말을 잊었다"며 "민생 앞에 여야 없다는 정신으로 법안 처리에 협조를 촉구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소속인 김도읍 법사위원장을 향해 "바깥에서는 국민 절규가 들리는데, 법사위와 여당은 민생법안을 볼모로 때 아닌 입법납치극을 벌였다. 양곡관리법 개정안도 농해수위 직회부되고 재적 과반 반대에도 김 위원장은 소위회부를 강행했다"며 "민주당 소속 법사위원들이 항의 퇴장해서 의결정족수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법안도 독단으로 소위회부한 폭거 자행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의 월권 독선으로 제때 심사받지 못한 민생법안이 법사위에 쌓여 있다. 이제라도 남용을 사과하고 법사위 정상운영과 함께 재발방지를 약속해달라"며 "민주당은 국회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민생법안을 책임있게 처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