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가 27일 자유민주적 평화통일의 기반 구축을 위한 비전과 방향을 담은 '신(新)통일미래구상(가칭)'을 연내에 발표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특수자료로 취급돼 일반 국민이 볼 수 없는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제한적으로 공개한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오른쪽)과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통일부·행정안전부·국가보훈처·인사혁신처 업무보고에 참석,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통일부는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런 내용을 담은 2023년 통일부 추진계획을 보고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주요 업무추진 방향의 하나인 '통일미래 준비'와 관련, 우선 한반도 평화와 민족 번영을 위한 중장기 구상으로 '신(新)통일미래구상'을 짤 것이라고 보고했다.

이는 선도적 통일미래 준비를 위한 중장기 남북관계·국제협력 구상으로, 북핵 문제 해결에 중점을 둔 '담대한 구상'이나 통일까지의 개괄적 원칙을 다룬 '민족공동체통일방안'과는 다르다고 통일부는 설명했다.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이 통일 과정을 '화해·협력 단계→남북연합 단계→통일국가 완성 단계'의 3단계로 설정하고 있는데, 신통일미래구상으로 세부 내용을 채우겠다는 의미다.

권 장관은 업무보고 사후브리핑에서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은 사실은 골격만 있는 부분"이라며, 신통일미래구상에 대해 "구체적으로 큰 이정표 사이를 어떻게 가야 될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세세한 내용을 담은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전날 사전브리핑에서 신통일미래구상이 1973년 유엔 남북 동시 가입을 연 '6·23선언', 1988년 북한을 적대 대상이 아닌 '선의의 동반자'로 규정한 '7·7선언'처럼 통일정책의 변곡점이 될 새로운 비전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 구상에는 윤석열 정부가 내세운 자유, 인권, 소통, 개방 등 보편적 가치의 실현을 통해 자유민주적 평화통일의 기반 구축을 위한 비전과 방향을 담게 된다.

상반기 중 통일부 장관 직속의 '통일미래기획위원회'를 중심으로 국민과 전문가 의견 수렴을 거쳐 연내 발표를 목표로 추진된다.

이 관계자는 "새 통일방안에는 국정철학도 반영돼야 하고 우리나라 최고의 지성들도 참여해야 한다"며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회 등 관계기관과 협조해 국민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정부의 공식 통일방안인 '민족공동체통일방안'도 30년 만에 수정 보완한다. 현행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은 1994년 8월 15일 김영삼 전 대통령이 제시한 것으로 이후 출범한 모든 정부 통일정책의 토대가 돼 왔다.

남북의 이질화된 사회를 하나의 공동체로 회복시켜 궁극적으로는 '1민족 1국가'의 통일국가 실현이 목표다.

통일부 관계자는 "지난 30년간 국제정세가 급변했고 우리는 주요 10개국 반열에 올랐으며 남북 역학관계에는 북한이 핵을 가졌다는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다"며 "변화된 국제정세와 남북 역학관계 등을 반영하여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을 수정·보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정 보완된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은 발표 30주년인 내년에 발표한다.

이와 함께 통일부는 북한 출판물 개방 계획과 관련, 전면 개방 대신 제한적으로 공개토록 하겠다고 보고했다. 일단 올해 관계부처와 협의해 노동신문을 '지역 통일관'에서만 볼 수 있게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인터넷으로는 공개하지 않는다.

통일관은 부산, 광주, 인천, 고성 등 10여 개 지역에서 지방자치단체나 한국자유총연맹 등 민간단체가 운영하는 통일교육 시설이다. 통일부 직영은 파주 오두산통일전망대 통일관 한 곳이다.

아울러 통일부는 오는 3월까지 남북협력기금법 개정을 추진한다. 현행 남북협력기금은 '단년도 편성' 방식이다. 실향민 등이 북녘의 고향에 써달라고 지정 기부를 해도 남북대화가 단절돼 그해 안에 못 쓰면 국고로 귀속되고 만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특정 목적의 기부금은 국고귀속 없이 계속 적립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