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6일 국가에 의한 인권 침해 사례와 관련해 “국가폭력에 제도적 면죄부를 주는 것을 그만둘 때가 됐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가폭력피해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민주당 인권위원회가 개최한 ‘국가폭력 피해자 간담회’에 참석해 “국가가 국민을 대신해 행사하는 권력을 폭력 범죄에 쓰거나 이를 비호하는 데 사용하는 것은 자기모순”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해 11월 소속 의원 전원 명의로 국가폭력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를 없애는 내용의 ‘반인권적 국가범죄의 시효 등에 대한 특례법안’ 제정안을 발의했다.

이에 대해 “시효 폐지 법안이 제출돼 있는데 정부여당은 크게 관심 없는 것 같다”며 “인권보호를 위한 노력들은 최대한 신속하고 빠른 성과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 세대가 다신 우리가 맡긴 권력으로 피해 입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장치를 마련하길 바란다”며 “국가폭력 범죄 시효 배제 입법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국가폭력 범죄 사례로 5·18 민주화 운동, 제주 4·3, 여순 사건을 언급하고 “고문 조작을 통해 범죄 혐의를 뒤집어씌우고 사형 같은 극단적 가해 행위 사례도 있다”며 “집권 기간이 지나면 공소시효가 상당 부분 지나고, 정치적, 현실적 이유로 일정 시간이 지나면 국가폭력 범죄에 대해서도 국가 권력 이름으로 보호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국가폭력 범죄는 반드시 처벌돼야 한다”며 “그 범죄에 대한 배상에는 시효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은 앞으로 최소한 국가 이름으로 국민이 맡긴 권력을 이용해 국민에 가해하는, 국가폭력 범죄가 다신 벌어지지 않게 하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사건’ 피해자인 유우성 씨를 비롯해 ‘구미 유학생 간첩조작사건’ 피해자 황대권 씨, 경기 안산시에 있던 소년 강제 수용소인 선감학원에서 고초를 겪은 김영배 씨 등이 참석했다.

유 씨는 “간첩조작 사건을 담당했던 검사가 현재 대통령실에서 근무하고 있다”며 “국가폭력에는 항상 피해자만 있지, 가해자를 찾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유 씨가 언급한 검사는 이시원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이다.

그러면서 “이번 기회에 제대로 된 법이 마련돼 더는 간첩조작이 이뤄지지 않게 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