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9일(이하 현지 시각) 양자 과학기술의 세계적인 연구기관인 연방공과대학(ETH Zürich)에서 석학들과 간담회를 갖고, “앞으로 미래산업의 ‘게임 체인저’가 될 양자 과학기술에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은 한국과 스위스 간에 수교 60주년을 맞는 올해를 양자 과학기술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보다 많은 국내 연구자를 양성하고, 스위스와 같은 선도국가와 연구 및 인적 교류 등 국제협력을 적극 추진할 것을 현장에서 이종호 과기부 장관에게 지시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석학과의 대화에 따르면 취리히 연방공과대학의 주도만으로도 양자 과학기술 연구자가 700명에 이르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에 반해 우리나라에서는 국내 연구진이 200~300명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2022년 노벨상 물리학상 수상자가 양자 기술 연구자 중에서 배출되는 등 양자 분야에 대한 관심이 날로 늘어가고 있다”면서 “각 나라와 기업의 큰 관심으로 양자 기술이 꽃필 시점이 다가오는 중이고, 한국 역시 국가 전략기술의 하나로 양자 기술을 선정, 국가 차원의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그간의 연구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시행착오를 줄이면서도 빠르게 기술력을 확보할 역량을 가지고 있다”며 “이를 활용하여 세계 각국과의 연대와 협력을 통해 국제 사회에서 양자 기술이 인류의 바람직한 미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대화는, 세계적 연구기관인 취리히 연방공과대학에서 양자 분야 석학과의 대화를 통해 양자 기술 개발 동향을 청취하고, 향후 10년 내에 게임 체인저가 될 양자 기술의 선도국가가 되기 위한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취리히 연방공과대학은 아인슈타인, 폰 노이만 등 유명 과학자들의 모교이자, 개교 이래 동문 및 교수 22명의 노벨상 수상자와 2명의 필즈상 수상자를 배출한 세계적인 명문 대학이다.
초전도 양자 컴퓨터 분야 세계적 권위자인 안드레아스 발라프 교수를 비롯한 다수의 우수 연구자가 재직 중이다. 스위스 국립과학재단에서 지정한 양자 분야 국립연구역량센터로 지정되어 유럽연합(EU) 양자플래그쉽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 유럽 내 양자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이날 대화에서는, 귄터 디세르토리 취리히 연방공과대학 부총장 등 학교 관계자와 안드레아스 발라프·클라우스 엔슬린·조나단 홈 등 취리히 연방공과대학 양자 분야 연구자들이 참석했다.
또한 우리나라 출신 세계적 양자 석학 김명식 임페리얼칼리지 교수, 양자 컴퓨터에서 선도적 지위를 가진 연구기관인 IBM 취리히 연구소 알레산드로 쿠리오니 소장, 자크 뒤크레 스위스 연방교육청 국제협력대사 등도 함께하여 윤 대통령과 양자 기술에 대해 논의했다.
이어진 대화 시간에서, 윤 대통령은 양자 기술이 인류사회 문제 해결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양자 분야 학자들이 협업과 연대를 통해 더 큰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정부가 어떤 지원을 해야 하는지, 양자 시대로의 전환 과정에서 우리가 대비해야 할 역기능은 무엇이 예상되는지, 그리고 한국과 스위스 간 양자 기술 연구에 관한 교류와 협력을 어떻게 확대할 것인지에 대해 석학들과 의견을 교환했다.
한편, 대화에 앞서 윤 대통령은 귄터 디세르토리 취리히 연방공과대학 부총장의 안내를 받아 취리히 연방공과대학 도서관에서 아인슈타인의 생애 및 업적에 대해 소개받고 소장품을 둘러봤다. 취리히 연방공과대학 도서관은 780여만 건의 장서 및 유물을 보유한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 도서관으로, 아인슈타인의 재학시절 학적 기록, 노트, 동료와 주고받은 서한 등을 보유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날 양자 석학과의 대화에서 논의된 내용들은 현재 정부에서 수립 중인 ‘국가 양자 전략’에 반영,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