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14~19일 6박 8일 일정으로 아랍에미리트(UAE)와 스위스 다보스에서 진행되는 새해 첫 순방을 앞두고,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열공 모드’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12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헝가리 대사 등 재외공관장 11명에 신임장을 수여하는 것 외 별다른 공식 일정 없이 순방 관련 준비에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실제 참모들과 회의에서 몇 달간 다보스포럼 관련 공부를 너무 많이 했다는 취지로 우스갯소리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최근 조선비즈와 만나 “윤 대통령이 최근 한 회의 때 다보스 때문에 이런저런 자료들을 보더니 이렇게 공부할 게 많냐고 하면서 지난 몇 달간 공부를 너무 많이 해서 이 정도로 공부했으면 내가 사법시험을 대학 3학년 때 붙었겠다고 우스갯소리를 하더라”고 전했다. 서울대 법대 출신인 윤 대통령은 사법시험에 9수 끝에 합격한 바 있다.
실제 윤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인 시절부터 다보스포럼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이었던 지난해 4월 27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집무실에서 클라우스 슈바프 다보스포럼 회장을 접견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슈바프 회장이 ‘4차산업혁명’이라는 용어를 제시하고 정의를 내려준 것이 우리가 인공지능(AI)과 로봇, 디지털산업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많이 된 것 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슈바프 회장이 이끌고 있는 다보스포럼에 대해 “글로벌 이슈에 대해 각국의 리더들이 모여서 논의하고 공감대를 만들어 나가는 자리”라며 “결국 국가 간 교류를 더욱더 활성화시키고 세계 경제 성장에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호평했다.
슈바프 회장은 이날 다보스포럼에 윤 대통령을 초청하면서 세계 16개국에 4차산업혁명 연구센터를 운영하며 데이터 안보와 AI, 암호화폐 문제 등을 연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언젠가는 한국에도 4차산업혁명 연구센터를 개소할 수 있으면 긍정적일 것 같다”라고 했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이번 순방 중 슈바프 회장을 당연히 만날 것”이라며 “다만 정확한 일정은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전했다.
이는 윤 대통령이 집권 2년 차 첫 순방지로 다보스를 택한 배경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순방은 경제외교에 방점이 찍혀있다.
UAE에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100여 개 기업으로 구성된 경제사절단이 윤 대통령과 동행, 원전과 방산 인프라 등 세일즈 외교를 펼친다.
윤 대통령은 다보스포럼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을 비롯해 인텔, IBM, 퀄컴, JP모건, 소니 등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오찬을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