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9일 차기 당권주자로 본격 행보를 위한 공간으로 ‘이기는 캠프’를 열면서 ‘친윤주자’ 세력 과시에 나섰다. 지난해 말 사면·복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은 캠프 개소식 축사를 전했고,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들도 다수 참석하며 지원 사격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 위치한 대산빌딩 4층에서 ‘김기현의 이기는 캠프’ 사무실 개소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철규·배현진·박수영 등 친윤계 국민의힘 현역 의원들이 자리에 함께했다. 또 신경식·유준상·황우여 상임고문, 김형오 전 국회의장, 이인제 전 경기지사, 이병석 선 국회부의장, 이주영 전 국회부의장 등 정치권 원로들도 대거 집결했다.
개소식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1시간 전부터 대산빌딩 앞에는 개소식을 축하하는 화환들이 줄지어 있었다. 화환에는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황보승희 의원의 이름도 적혀 있었다.
김 의원은 개소식을 시작하기 15분 전 대산빌딩 앞에서 큰 북을 치는 퍼포먼스도 이어갔다. 해당 북은 지난해 2월 22일 대통령 선거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충남 유세에서 사용한 북이었다. 윤심(尹心·윤 대통령 의중)이 자신에게 있음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이날 개소식에서 ▲정통성과 뿌리 ▲희생의 리더십 ▲헌신의 리더십을 내걸었다. 그는 당이 어려웠던 상황에도 끝까지 당을 지켰던 상황을 언급하며 “폭풍설한이라도 끝까지 당의 굳건함을 지켜왔던 제 뿌리, 정통성을 근거로 보수당을 다시 한번 든든한 기반 위에 세우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선당후사·선공후사의 모습으로 희생·헌신의 리더십을 보이는 게 이번 당 대표가 보여야 할 올바른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경쟁자인 안철수·윤상현 의원이 주장하는 ‘수도권 대표론’을 저격했다. 그는 “수도권 전략이 너무 중요하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리더가 돼서 당을 잘 추스리고 내부 불협화음 없이 한마음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하냐가 중요하지, 사람 출신 지역 갖고 논할 건 결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자신을 향한 지지도 호소했다. 그는 “내년 수도권에서 당이 쪼개지지 않고 통합된 모습, 단일대오로 나가야 한다”며 “제가 보여온 통합과 균형감 있는 리더십을 꼭 내년 총선에서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을 향한 정치권 원로들의 전폭적인 지원도 이어졌다. 이 전 대통령은 개소식 축사를 통해 “이번 전당대회로 ‘하나 된 국민의힘’을 만들고, 윤석열 정부가 성공할 수 있도록 김 의원이 앞장서 주시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정우택 국회부의장도 김 의원을 향해 “내년 총선까지 당을 화합으로 잘 끌고 갈 수 있는 인물, 우리의 가장 큰 염원인 정권 교체를 이뤄낼 수 있는 총선에서의 압승을 끌고 갈 인물이 당 대표가 돼야 한다”며 “(김 의원 같은) 뚝심의 정치인이 우리한테 필요하지 않겠나”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개소식에는 현역 의원과 정치권 인사, 원외·당협위원장, 각 지역에서 올라온 당원들과 지지자 등 3000여 명이 참석했다고 김 의원 측은 설명했다. 이철규·권명호·김상훈·박성민·이만희·박수영·류성걸·조해진·박덕흠·이인선·김영식·임병헌·서정숙·윤주경·이종배·양금희·정운천·태영호·윤두현 등 현역 의원 20여명이 참석했다.
원외 인사로는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 김광림 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박상희·조전혁·민경욱 전 국회의원, 신평 변호사, 강신업 변호사, 이영수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새미준) 회장 등이 함께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