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1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 /뉴스1

국회가 24일 새벽 본회의에서 합의 처리한 내년도 예산안에 여야 중진 의원이나 ‘실세’ 의원들의 지역구 현안 예산이 상당액 반영되거나 증액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는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하면서 4조2000억원 감액하고 3조9000억원 증액했다. 내년 예산안은 국회선진화법 시행 이후 ‘최장 지각처리’라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그런 가운데에서도 증액된 예산 가운데 여야 주요 정치인들의 지역구 예산이 포함된 것이다.

국회에서 의결된 내년도 예산안에서 정진석(충남 공주·부여·청양)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세종시와 공주역을 잇는 광역 BRT(간선급행버스체계) 구축 사업에 14억원을 추가 확보했다. 정부안 43억8000만원에 3분의1 정도의 예산이 더해진 것이다. 동아시아 역사도시 진흥원 건립 12억5000만원 등 정부안에 없던 신규 예산도 다수 확보했다. 성일종(충남 서산·태안) 정책위의장은 대산-당진고속도로 건설 예산 80억원을 확보했다.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으로 꼽히는 의원들의 지역구 예산도 적지 않은 예산이 반영되거나 정부안보다 늘었다. 권성동(강원 강릉) 의원은 지역구 내 하수관로 정비에 총 25억원을 확보했고, 장제원(부산 사상) 의원은 재해위험지구정비 사업 예산을 정부안보다 23억4500만원 증액해 반영시켰다.

이 밖에 국회 법사위원장인 김도읍(부산 북구·강서을) 의원도 보도자료를 통해 5558억원 규모의 국비 예산을 반영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서부산 최대숙원 사업인 ‘하단~녹산 도시철도 건설’ 및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비롯해 북구·강서구을 관련 주요사업 국비를 정부안보다 132억7400만원 추가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실세’ 의원들의 지역 예산 챙기기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원내정책수석부대표인 위성곤(제주 서귀포) 의원은 정부안에 없던 서귀포시의 유기성 바이오가스화 사업 예산으로 62억원을 확보했다. 위 수석부대표는 보도자료에서 “서귀포 등 제주 지역 발전을 위한 국비 사업 예산을 대거 반영했고 국민을 위한 민생예산과 후쿠시마 원전수 대응 예산을 확보한 성과가 있었다”고 홍보했다.

예결위 민주당 간사인 박정(경기 파주을) 의원은 파주시 음악전용공연장 건립 예산으로 30억원을 확보했다. 문산~법원 도로 확장 설계 용역비로 2억원도 반영됐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인 윤관석(인천 남동을) 의원은 “인천 남동구 지역 발전 예산으로 506억원을 확보했다”고 했다. 윤 의원은 ▲서창~안산 고속도로 건설 334억원 ▲남동국가산업단지 재생사업 66억9000만원 ▲인천 남동산단 스마트그린산단 촉진사업 58억원 ▲간석자유시장 공영주차장 건립 18억9000만원 ▲승기공공하수처리시설 현대화사업 5억원 ▲만수공공하수처리시설 증설 민간투자사업 21억9000원 ▲남동구 노후불량하수관로 정비사업 1억3000만원 등의 예산을 확보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