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강행 신중론을 제시한 가운데 민주당은 금투세에 대한 당 차원의 재논의에 들어갔다. 이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야당 간사인 신동근 의원 등 기재위원들이 반발했지만 민주당은 조건부 유예를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동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가 지난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0회 국회(정기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 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신 의원은 지난 15일 페이스북에 "주식시장에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사실상 금투세 유예 불가 입장을 재차 밝혔다. 신 의원은 "금투세에 대한 반대 여론에 우리가 손을 들어버리는 상황이라면 금투세보다 훨씬 이해관계자가 많고 저항이 심한 개혁과제는 추진할 수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당초 금투세 강행을 주장했지만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 14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의 방침에 대해 강행을 고집해야 하느냐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당 차원에서 재논의에 들어갔다. 이처럼 이 대표의 발언을 시작으로 당내 신중론이 떠오르는 상황에서도 신 의원은 강행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치과 의사인 신 의원은 2004년 17대 국회의원 선거에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해 낙선한 것을 시작으로, 18대 국회의원 선거 공천 탈락, 19대 국회의원 선거, 2015년 상반기 재보궐선거에서 낙선한 뒤 20대 국회의원 선거 인천 서구을에서 당선되면서 4전5기의 정치인으로 불린다.

친이낙연계 의원으로 비명(비이재명)계로 분류된다. 개혁 진보를 자처하며 서인천새마을금고의 노조 탄압, 부당해고, 성희롱 논란 당시 서인천새마을금고 대책위원회에 참여했고, 민주노총 인천지부와 함께 민우홍 서인천새마을금고 이사장에 대한 퇴진 요구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또한 20대 국회에서 정책위 부의장, 원내 부대표 등을 맡았고 전반기 당시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문화채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이명박·박근혜 정부 문학계 블랙리스트 작성 정황을 폭로한 바 있다. 21대 국회에서 재선에 성공했고 지난 2020년 전국대의원대회(전당대회)에서 진보개혁파를 자처하며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또한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서구에서 치과를 개원했다. 경남 하동 출생으로 익산에 위치한 전북기계공고를 졸업하고 경희대 치대를 졸업했다. 의료인 출신 정치인이라는 특성을 살려 이른바 코로나 3법 통과에 기여했고 코로나 후속 조치를 위한 후속 입법에도 나서고 있다.

신 의원은 경제정책에 있어서도 경제 성장보다 사회안전망 확충 등에 더 중점을 둔 정책들을 주장해왔다. 특히 지난해 친문(친문재인) 의원들 모임인 민주주의4.0연구원 토론회에서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재명 대표가 대선 출마를 시사하면서 내세운 핵심 공약인 기본소득에 대해 "기본소득은 복지국가 정책이 아니고 사회복지 시스템을 흔들 수 있는 전체 방향을 수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민주당의 길을 계승하는 것이 아니다. 다른 방식의 경로를 설정하는 것"이라며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가 경선에서 승리한 뒤에는 이 대표 캠프에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이후 민주당이 대선과 6·1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면서 페이스북에 친명(친이재명)계를 비판하는 글을 올려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들에게 '문자 폭탄'을 받는 등 비난을 받기도 했다.

지난 9월 26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 에서 류성걸 국민의힘 간사와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간사가 대화하고 있다. /뉴스1

21대 국회 후반기 기재위 야당 간사를 맡게 된 신 의원은 금투세에 대해서는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꾸준히 밝혀왔다. 그는 지난 7일 '2022 세법개정안 토론회'에서 "주식시장 침체로 납부자가 적은 지금이 금투세 시행 적기"라며 "우리(민주당)가 책임지겠다. 충분히 논의해서 결정하겠다"라고 했다. 또한 "금투세가 도입되더라도 매년 차익 5천만원까지 비과세되므로 거액자산가를 제외한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는 과세대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후 15일 페이스북에 "2년 전 금투세를 입법할 당시에도 도입에 대한 거센 반대가 있었다"며 "또 유예한다고 치자. 시행 시기가 되면 반대가 일어날 것이다. 그러면 금투세 도입은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1.5년마다 전국 선거가 있다. 선거를 이유로 개혁에 주저한다면 사실상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이) 집권하게 되면 연금 개혁, 건강보험 개혁 등 거대한 개혁과제를 추진해야 한다. 우리는 아주 중요한 시기에 서 있다"고 덧붙였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재명 대표의 유예 검토 지시에도 불구하고 기재위 간사인 신동근 의원이 금투세 시행 강행 입장을 굽히지 않은 배경으로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상당히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금투세는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12월 관련 법을 통과시키면서 내년 시행을 계획했지만 주식양도세 폐지 등을 내건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정부는 이를 2년 유예한다는 내용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한편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18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증권거래세를 0.15%로 낮추고 주식양도소득세 과세 기준을 100억원으로 상향하는 정부 방침을 철회하는 전제 조건을 지키면 금투세 2년 유예를 당 입장에서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신 의원을 포함해 기재위 위원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에 대해 "기재위와 정무위, 원내 정책위 합동회의를 통해서 당의 입장을 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민주당이 내세운 조건이 윤석열 정부의 국정 과제에 반하는 것으로 정부·여당의 반발이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증권거래세 하향이 세법 개정 사안이 아닌 시행령 개정 사안인 만큼 민주당이 정부를 압박해 법인세 등과 함께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 의장은 이에 대해 "(증권거래세는) 입법이 아니라 시행령 사안이므로 정부도 이 부분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해야 한다"며 "대국민 약속"이라고 설명했다. 세부적인 증권거래세율 조정 협상이 가능한지 묻는 질문에는 "오늘은 큰 원칙을 밝힌 것"이라며 "정부 측에 우리 당의 안을 이야기한 만큼 세부 사안은 기재위 소위 논의 과정에서 필요에 따라 협의할 수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