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6일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를 향해 ‘빈곤 포르노’라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자 “빈곤 포르노라는 용어에서 ‘포르노’에 꽂힌 분들은 이 오래된 논쟁에 대해 한번도 고민 안 해본 사람임을 인증한 것이다. 이성을 찾자”고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 /뉴스1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전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는 얼마 전 양두구육이라는 4자성어를 잃었고, 지금 빈곤 포르노(Poverty Porn)라는 상당히 앞으로도 치열하게 토론하고 고민해봐야 되는 용어를 잃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빈곤 포르노란, 모금이나 후원 유도를 위해 가난을 자극적으로 묘사해 동정심을 불러일으키는 영상이나 사진을 의미하는 용어다.

이 전 대표는 “빈곤 포르노는 전장연(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문제 만큼이나 꼭 짚어내야 하는 전근대적 문화”라며 “사회복지의 넓고 다양한 수요를 일부 방송국과 연계한 빈곤 포르노를 앞세운 단체들이 독점하는 지점 때문에라도 언젠가 타파해야되는 지점”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식 먹방은 외국에서 ‘한국식 음식 포르노(Korean Food Porn)’라고 한다”며 “그러면 먹방 유튜버들이 포르노 배우라는 것인가”라고 했다.

앞서 ‘빈곤 포르노’ 공방은 장경태 민주당 의원의 발언에서 비롯됐다. 장 의원은 지난 14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건희 여사의 ‘빈곤 포르노 화보 촬영’이 논란이 된다”며 “세계적으로 의료 취약계층 등 사회적 약자를 상대로 한 빈곤 포르노에 대한 비판과 규제가 강력해지고 있다. 가난과 고통은 절대 구경거리가 아니고, 그 누구의 홍보수단으로 사용되어서도 안 된다”고 했다.

김 여사가 지난 11일 캄보디아 프놈펜의 헤브론 의료원을 방문한데 이어 다음날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14세 아동의 집을 방문해 사진을 촬영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장 의원의 발언을 두고 “영부인에 대해 빈곤 포르노라고 한 것은 너무 인격 모욕적이고 반여성적”이라고 비판하며 지난 16일 국회법 제25조(품위유지의 의무) 위반 등으로 윤리위에 제소했다.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윤리위 제소 직후 기자들을 만나 “아프리카에서 활동한 오드리 헵번이나 안젤리나 졸리, 정우성 등은 포르노 배우라는 건가”라며 “유니세프나 세이브더칠드런 단체가 포르노 단체인가”라고 비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