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여당 간사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15일 윤석열 정부가 발표한 신(新) 인도·태평양 정책에 대해 “우리 정부는 역대 모든 정부로부터 이어져 온 대(對)아세안 정책을 구체화해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 주변 4강 중심 외교에서 탈피한 글로벌 중추국가에 걸맞은 외교 전략을 세계 무대에 선보였다”고 강조했다.

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특히 중국이 시진핑 총서기의 집권 3기를 확정짓고 미국이 중간선거를 끝낸 뒤 처음 격돌하는 다자 외교무대에서 인·태 전략을 발표한 점 또한 매우 시의적절했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앞서 지난 11일 동남아 순방을 위해 출국한 윤 대통령은 13일까지 캄보디아에 머물렀다. 특히 윤 대통령은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아세안(동남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에서 ‘한·아세안 연대 구상’을 공개했다.

태 의원은 신 인·태전략은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의 맹점을 보완·업그레이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일각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인·태 전략을 놓고 전임 정부의 신남방정책과 다른 점이 없는 오직 전 정부 흔적 지우기, 뜬금 없고 위태로운 접근, 미국의 인·태 전략을 그대로 가져온 ‘한국판 인·태 전략’이라고 비난한다. 하지만 이는 요즘 말로 ‘억까(억지로 까기)’라고 할 수 있다”며 “윤석열 정부의 인·태 전략은 전 정부의 신남방정책의 폐기가 아니라 격화되는 신냉전 구도 속 급박하게 바뀌는 국제정세에 맞도록 정책을 전략으로 업그레이드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태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의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은) 아세안 지역과의 경제협력을 중심 목표로 인도주의적 정책이 가미된 형태였던 것”이라며 “이번 인·태 전략은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의 한계를 자유·평화·번영의 인태 지역 실현에 기여한다는 3대 비전을 바탕으로 포용·신뢰·호혜라는 3대 원칙을 설정했다”고 부연했다.

태 의원은 이어 “이번 인·태 전략에서 신남방정책의 3대 기본 개념 중 모호하다고 비판받은 ‘사람 공동체’ 개념을 명확한 ‘자유’로 개선한 점도 오늘날 대한민국의 위상에 맞는 옳은 외교 방향으로서 높게 평가받아야 한다”며 “외교 상대국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과 사람, 마음과 마음이 이어지는 사람 공동체’라는 문재인 정권의 이념 대신 ‘자유’라는 인류 보편적인 개념을 비전으로 설정한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태 의원은 “이번 인·태 전략은 아세안 나라들을 단순한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협력자’로, 단순한 제2의 중국 시장으로 만들려 했던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의 맹점을 극복하고 진정으로 현지에서 필요하고 보편적으로 혜택을 받는 협력을 통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시장 개척을 꾀하는 진정한 외교 전략”이라며 “주변 4강 외교의 틀을 깨고 국격에 맞는 지역 특화적 외교전략을 제시하는 글로벌 중추국가로 가는 담대한 발걸음이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