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총참모부가 7일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에 대응해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군사작전을 진행했다며 작전 내용과 사진을 공개했다. 비질런트 스톰은 지난 31일부터 시작해 이달 5일 종료됐다. 애초 4일 끝날 예정이었으나 북한 도발에 대응해 하루 연장됐으며 막판에 미군 B-1B 전략폭격기 2대가 참여했다.

북한군 총참모부는 "엄중한 상황에 대처한 철저하고 견결한 대응 의지와 공화국 무력의 군사적 능력에 대한 뚜렷한 자신감을 시위하고 우리 장병들의 단호한 보복 의지에 필승의 신심을 더해주기 위하여 11월 2일부터 5일까지 대응 군사작전을 단행했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이날 공개된 사진 등을 보면 북한군은 작전 기간 화성-15형으로 추정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북한판 에이태큼스(KN-24), 철도 기동형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장거리 지대공미사일, 순항미사일, 스커드 미사일, 초대형 방사포, 신형전술유도무기 등을 동원했다. 북한군은 이 밖에 확산탄(분산탄)과 지하관통탄을 탑재한 전술탄도미사일도 4발을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북한군은 함경북도 지역에서 590.5㎞ 사거리로 울산 앞 80㎞ 부근 공해상에 2발의 전략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면서 “2일(작전 1일차) 오후 적들이 남조선 ‘령해’ 가까이에 우리(북)의 미싸일이 락탄되였다고 주장하며 공중대지상유도탄과 활공유도폭탄으로 우리측 공해상에 대응사격하는 망동을 부린것과 관련하여 보복 타격을 하였다”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 2일 북한이 분단 이후 처음으로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미사일을 발사했고, 우리 군이 F-15K와 KF-16 전투기를 동원해 슬램-ER 공대지미사일과 스파이스 2000 유도폭탄을 ‘동해 NLL 이북 공해상, 북한이 도발한 미사일 낙탄지역과 상응한 거리’의 해상에 정밀 사격한 상황을 말한다.

북한군 총참모부는 "엄중한 상황에 대처한 철저하고 견결한 대응 의지와 공화국 무력의 군사적 능력에 대한 뚜렷한 자신감을 시위하고 우리 장병들의 단호한 보복 의지에 필승의 신심을 더해주기 위하여 11월 2일부터 5일까지 대응 군사작전을 단행했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북한의 전략순항미사일 발사 주장은 합참 발표에 없던 내용이다. 합참은 이날 북한군의 발표에 대해 “한미 감시·정찰 자산의 탐지 및 분석 결과에 따르면 북한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당시 우리 군에 포착된 순항미사일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군은 “작전 2일차(지난 3일) 국방과학원의 요구에 따라 적의 작전지휘체계를 마비시키는 특수기능전투부의 동작믿음성 검증을 위한 중요한 탄도미싸일시험발사를 진행하도록 하였다”며 전자기펄스(EMP) 시험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의 발사도 주장했다.

작전지휘체계는 지휘·통제·통신·컴퓨터·정보(C41) 체계를 말한다. 핵탄두를 장착한 미사일을 일정 고도에서 폭발시키면 강력한 EMP가 발생해 지상 지휘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다. 북한은 지난 2017년 9월 6차 핵실험 직전 ‘수소탄’ 탄두라고 주장하는 물체의 사진 3장을 공개하면서 “우리의 수소탄은 전략적 목적에 따라 고공에서 폭발시켜 광대한 지역에 대한 초강력 EMP 공격까지 가할 수 있는 다기능화된 열핵전투부”라고 주장하며 EMP 위협을 부각한 바 있다.


북한군 총참모부는 "엄중한 상황에 대처한 철저하고 견결한 대응 의지와 공화국 무력의 군사적 능력에 대한 뚜렷한 자신감을 시위하고 우리 장병들의 단호한 보복 의지에 필승의 신심을 더해주기 위하여 11월 2일부터 5일까지 대응 군사작전을 단행했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다만 전문가들은 북한군의 EMP 발생 미사일 시험발사 주장 역시 신빙성이 낮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북한의 공개보도 일부 내용에는 과장이 보이고, 사진도 이번 작전 중 촬영한 것인지도 확실치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4일 “적들의 연합공중훈련에 대한 대응 의지를 보여줄 목적으로 3시간 47분에 걸쳐 500대의 각종 전투기를 동원한 대규모적인 총전투출동작전이 진행됐다”고 밝혔지만, 우리 군은 180여개 군용기 항적밖에 탐지하지 못했다.

북한군은 또 지난 2일(작전 1일차)에는 “평안북도지역의 미싸일부대들로 적들의 공군기지타격을 모의하여 서해갑문앞 무인도를 목표로 산포탄전투부와 지하침투전투부를 장착한 전술탄도미싸일 4발을 발사하였다”고 주장했는데, 발사 사실은 일치하지만, 탄두부 탑재체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특히 북한이 밝힌 ‘산포탄전투부’와 ‘지하침투전투부’를 장착한 전술탄도미사일은 각각 분산탄과 지하관통탄으로 추정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