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태원 참사'에 대한 경찰의 허술한 대처와 당시 정부의 부실 대응을 질타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 등의 책임을 추궁했고,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 당시 임명된 경찰대 출신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류미진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 등의 '보고체계 문제' 등을 더 부각했다.
국회 행안위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전체회의를 열고 '이태원 참사' 관련 현안 질의를 이어갔다. 이날 현안 질의에는 이상민 행안부 장관과 박희영 용산구청장, 오세훈 서울시장,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등이 참석했다.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상민 장관을 향해 "이번 참사 예방, 현장 대응, 사후 대처까지 장관의 책임이 크다고 보여진다"며 "하지만 이상민 장관은 책임감을 느끼기는커녕 사태를 축소하기 바빴고 책임회피성 발언과 국민에게 상처 주는 망언을 쏟아냈다. 이것만으로도 파면감"이라고 했다.
천 의원은 이어 "이 장관은 경찰국 신설, 경찰 장악에 전문성을 발휘한 분이고 능력도 있다"며 "하지만 재난 안전 관리 전문성은 없다. 사태 수습을 위해서는 장관직에 연연할 게 아니라 빨리 사퇴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윤석열 정권이 국정운영의 우선순위를 국민 안전에 두지 않은 것도 중요한 원인 중에 하나"라며 "참사 당일에도 경찰력은 집회 시위 대응, 마약 단속, 대통령실 경호 경비에 집중됐다"고 지적했다.
최기상 민주당 의원도 "지자체, 경찰이 사전대책을 세우고 신속하게 인력을 투입했으면 일어나지 않았을 인재이자 관재"라며 "이상민 장관은 참사 후 책임 회피로 희생자, 유족을 분노케 했다. 장관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은 물러나는 것"이라고 했다.
야당 간사를 맡고 있는 김교흥 민주당 의원은 김광호 서울지방경찰청장을 향해 "112 신고에서 (오후) 6시반부터 이미 '압사당할 것 같다', '넘어지고, 다치고, 난리다', '사람들이 쓰러지고 통제가 안 된다'. (신고가) 1차, 2차, 3차 다 들어왔다"며 "청장은 (신고) 접수가 들어오고 2분 뒤에 퇴근했다"고 했다.
이어 "세계 경제 10위권 나라가 112 센터에 (신고를) 보내고, 119에도 보내고, 서울시장이 있는 다산콜 110에도 보냈다. 죽어간다고"라며 "왜 대응을 안 하냐. 서울청장은 본청장인 윤희근에게 보고를 왜 안 했냐. 국가 재난위기 관리 시스템만 작동됐더라면 이 참사는 얼마든 막을 수 있었다"고 호통을 쳤다.
국민의힘은 당시 경찰의 부실 대응을 집중적으로 지적했다.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은 "도대체 용산경찰서장이라는 분은 뭐하는 분인가"라며 "이분은 참사가 난 지 50분 만인 오후 11시5분에 이태원에 도착했고 30분 뒤에 서울청장에게 보고했다. 이건 압사 사건이 났기 때문에 범죄 행위에 해당한다"고 했다.
이어 "류미진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은 112 상황실을 1시간24분이나 비우고 참사 발행 후 1시간46분이 지나 서울청장한테 문자 보고를 했다는데 책임져야 한다"며 "이 사람들은 문재인 정권 퇴임 3개월 전 알박기 경찰 인사에서 요직으로 영전된 인물이라는 의혹이 있고, 경찰 하나회 총경들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도 "관할서장인 용산경찰서장 이임재 이분의 수상한 행적은 미스터리로, 참사를 고의로 방치한 것 아닌가 싶다"라며 "업무상 과실치사, 참사 방조, 구경꾼, 살인방조에 세월호 선장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 이임재 미스터리를 푸는 게 진상 규명의 첫 번째다. 체포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이상민 장관이 '경찰력을 더 투입해도 막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경찰의 사고 원인 발표 전까지 선동적인 정치적 주장을 해서는 안 된다' 등 논란을 빚은 발언에 대해 물으며 "많은 국민이 희생된 사건이고 참사인데 무엇이 선동적이고 정치적이란 건가", "그게 사려 깊은 발언이었다고 생각하나"라고 지적했다.
경찰 출신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이태원 핼러윈을 대하는 경찰과 자치단체, 용산과 서울시의 행태를 봤을 때는 금년도가 아니더라도 언젠가 나타났을 인재다. 기본적으로 경찰과 정부의 실패"라며, 같은 당 소속인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희영 용산구청장을 추궁했다.
한편 이날 질의에 출석한 이상민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 박희영 용산구청장 등은 일제히 몸을 낮췄다.
이 장관은 의원들의 질의에 "주무 부처 장관으로서 국민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현재로선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현재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수행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이 장관은 거취 관련에 대해서는 "(대통령에) 사의 표명한 적은 없다"고 답변했다.
윤 청장도 뒤늦은 참사 발생 인지에 대해 "무겁게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박희영 구청장은 "유가족과 국민께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구청장으로서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진상 규명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