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6일 "문재인 전 대통령은 5년 동안 진행된 '김정은 평화쇼'의 완벽한 조력자였다"며 문 전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핵미사일 문제가 전혀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했다"며 "우리의 북핵 대응책 역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북핵위기대응특별위원회 첫 회의에서 "문재인 정권은 김정은이 비핵화를 결심했다는 거짓말을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중계했고, 김정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싱가포르, 하노이, 비무장지대(DMZ)로 끌고 다니면서 비핵화 평화쇼를 펼쳤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한은 언제든 대한민국을 향해 전술핵 미사일을 쏠 수 있다고 공언했다"며 "국지적 도발이 자칫 전면전으로 전환되지 않게 압도적 대비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했다.
정 위원장은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를 탈퇴한 지 30년이 흘렀다. 김일성, 김정은 왕조가 냉전 해체 이후 자기의 생존전략으로 핵무장을 결심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김정일은 1990년대 중반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200만명 이상의 북한 주민이 굶어 죽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핵 개발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시진핑 장기집권 시대가 열렸고,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대가 목숨 걸고 진행한 핵미사일 개발은 대단원의 종착점을 향해 가고 있다"며 "김정은은 핵과 미사일로 왕조체제를 지킬 수 있게 됐다"고 주장했다.
정 위원장은 "신냉전질서가 구체화하며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라는 확고한 동맹을 얻게 됐고, 시진핑 체제는 북한 체제가 미국·한국·일본에 무릎 꿇는 상황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김정은은 중국과 러시아 지원으로 국제사회 제재에 맞설 수 있게 됐다. 핵과 미사일이 김정은 체제 생존의 알파이자 오메가가 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30년에 걸쳐 이룩한 핵미사일 무력 완성에 대비하려면 우리 역시 10년, 20년 장기적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정 위원장은 이날 한기호 특위 위원장을 비롯한 특위 위원에게 임명장을 전달했다. 정 위원장은 특위를 향해 "엄중한 한반도 안보 현실을 타개할 수 있는 진지한 논의를 시작해주셨으면 한다"며 "당 차원에서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