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회(위원장 김태년)는 23일 강원 레고랜드 채권 부도 사태를 '시장실패'가 아닌 '국민의힘 실패'로 규정하고 금융당국에 시장 불안 심화를 차단하라고 요구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회 위원장. /연합뉴스

민주당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회는 이날 긴급성명서를 내고 "일촉즉발 경제 위기 상황에 기름을 끼얹고 불을 붙인 방화범 김진태 강원도지사와 이를 수수방관하다 큰 불로 키운 방조범 금융정책당국을 고빌한다"며 "국민의힘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9월 28일 레고랜드 사업의 채무불이행을 선언했다가 10월 21일 다시 채무를 상환하겠다고 번복했다"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경제에 무지한 단체장이 오직 정치적 목적으로 전임자 흠집 내기에 나섰다가 아무런 실익도 얻지 못하고 국가 경제에 중대한 피해만 입힌 것"이라며 "국가신용등급에 준하는 지자체의 지급보증을 일거에 철회한 김진태 지사의 경거망동은 대내외 여건으로 인해 가뜩이나 위축된 자금조달시장에 불신(不信)의 망령을 들게 하고 투자 위축과 유동성 경색이라는 위험천만한 도화선에 불을 당겼다"고 비판했다.

이어 "불길은 불과 한 달 만에 회사채, 기업어음의 수요를 말라붙게 했다"며 "각종 채권금리 상승으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수준으로 확대된 신용스프레드는 13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고 했다.

또 "부동산 시장의 위기도 초래했다. 자금 조달에 실패해 물량을 떠안아야 하는 건설사, 증권사들이 어려움에 처했다"며 "건실한 기업들도 도산한다는 흉흉한 루머가 만연하고 향후 공급 차질,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고 했다.

민생경제위기대책위는 제2금융권의 연쇄 부실도 우려했다. 대책위는 "부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터지는 부동산 PF 특성상 관련 채무 비중이 높은 여전사·보험사·저축은행 등의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부동산 부실과 함께 맞물린다면 가계부채 뇌관이 폭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장이 발작을 일으킨 후에야 늑장대책·뒷북대책을 내놓은 윤석열정부에 과연 경제위기 극복 의지가 있기는 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당국이 제시한 채안펀드 1조6000억원은 사태 진압에 기별도 가지 않는 수준이다"라고 했다.

지난 한 달새 투자자들이 환매하고 떠난 회사채 펀드 설정액만 1조7000억원이며, 대규모 펀드런 발생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지나치게 안일한 대응이라는 것이다.

대책위는 "은행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유예 조치는 늦어도 한참 늦었다"며 "이미 그동안 은행들이 LCR 규제를 맞추기 위해 발행한 은행채가 한전채 등과 함께 시중 자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이제와서 규제를 유예한다고 해도 또 다른 대책으로 내놓은 추가 캐피탈콜이 결국 시중은행의 은행채 발행으로 이어져 조삼모사 대책이 될 것"이라고 했다.

민생경제대책위는 이를 '국민의힘 실패'로 규정하고 윤석열 정부에 시장 불안 심화를 사전에 차단할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존재감이 실종된 경제수석과 경제금융비서관은 지난 한 달간 무엇을 했는지 해명하고,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채무를 언제까지 어떻게 상환할 것인지 밝혀야 한다고 대책위는 요구했다.

또 작년 말 종료한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를 재가동해 회사채, 기업어음을 매입하고, 전액공급방식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재개하며 한국은행의 적격담보증권 대상을 확대하는 등 유동성 악순환 리스크 해소를 위한 추가 조치를 단행하라고 했다.

대책위는 "시장 상황을 살피고 비은행권에 충분한 자금을 공급할 수 있도록 채널을 구축해야 한다"며 "특히 비은행권 발행 PF 유동화증권이 부실로 이어지지 않도록 유동성 공급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만기 도래 부동산PF를 중심으로 부실 가능성을 선제 점검해 부실 위험이 높은 지방채를 대상으로 임시 SPV 운영을 검토해야 한다"며 "한국은행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운영했던 금융안정특별대출(직접대출)을 집행할 채비해 시장 불안 심화를 사전에 강력히 차단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