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피곤하겠다고 하는데 피곤한 것 하나 없습니다. 지역이 중요합니다. 사상구민들이 저를 키워줬지, 누가 저를 키워줬나요? 7년 전에 무소속 나왔을 때 (선거에서) 떨어졌으면 장제원은 없습니다.”

22일 오전 10시 45분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부산 사상구·3선)은 ‘민원의 날’을 맞아 ‘사상구민과의 유쾌한 소통 공간, 장제원의 비전하우스’를 찾은 주민의 손을 맞잡으며 반갑게 인사했다. 국정감사로 바쁜 와중에도 지역구의 민원을 직접 듣기 위해 서울과 부산을 오가느라 힘들겠다고 한 주민의 걱정에 대한 답이었다. 장 의원은 이날 민원의 날 행사를 위해 전날 국감을 마치자마자 부산으로 내려왔다.

부산 사상구에서 만난 장제원은 여의도 정치 무대에서의 모습과는 딴판이었다. 친윤(친 윤석열) 최고 핵심이라는 무게감 대신 지역 현안과 고민을 함께 들어주는 ‘사상구의 상담사’ 같은 모습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다가갔다. 한없이 길어지는 민원인의 이야기에도 말을 함부로 끊는 일도 없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22일 부산광역시 사상구에 위치한 자신의 지역 사무실에서 진행한 '민원의 날' 행사에 참여해 지역 주민들의 고충을 듣고 있다. / 민영빈 기자

장 의원은 매달 넷째주 토요일마다 자신의 지역구 사무실에서 지역 주민들을 만나는 시간을 가져왔다. 주민들을 만나 민원을 듣고 지역 의원이 직접 해결할 수 있는 민원은 최대한 빨리 해결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장 의원은 이날 총 7개의 민원을 들으면서 민원 내용을 하나씩 메모했고, 지역 주민들이 겪는 어려움에 공감했다.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이날 ‘민원의 날’ 행사는 2시간이 넘도록 쉴 새 없이 이어졌다. 코로나 때문에 한동안 중지된 재건축 진행 상황에서 기존 도로를 확보하는 방안을 장 의원과 논의하고자 찾아온 지역 주민부터 전통시장 내 노후화된 엘리베이터 냉각기 교체를 둘러싼 노조 갈등에 고통을 호소하는 지역 상인, 몇 달째 급여를 못 받은 상황에 답답함을 토로하러 온 화물차량 운전자까지 민원의 내용은 다양했다. 그때마다 장 의원은 민원인들의 말을 충분히 듣고 해결 방법을 함께 모색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화물차량 운전자의 민원을 듣던 장 의원은 함께 분개했다. 그는 “하청업체로부터 받지 못한 급여는 법령 개정을 해서라도 해보겠다. 하청업체가 돈을 지불 안 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말씀하신 과적법 계산에서는 불합리한 부분 찾아서 연구해보겠다”고 말했다.

또 장 의원은 재건축 관련해서 기존 도로를 살리면서 증축하는 방안을 묻는 민원인에게는 “지역구 (문제)니까 잘 해결해보겠다”고 답했다. 전통시장 내 노후화된 엘리베이터 냉각기 교체를 막는 노조 갈등에 대해서는 지역 구의원에게 상황 확인을 지시함과 동시에 당장 민원을 살펴보도록 관련 부처 책임자에게 바로 전화했다.

이외에 국제결혼 과정에서 필요한 서류와 법들이 오히려 결혼을 못하게 막는다는 민원을 다 들은 장 의원은 “입법이라는 좋은 취지가 현장에서 적용이 잘 안 되는 ‘현장 불합리성’을 민원의 날 때 많이 해주신다”며 “한국 사람들이 국제결혼할 때 거짓 또는 사기를 당하지 않기 위해 만든 것인 만큼 여성가족부가 방법을 강구하고 있지 않겠나. 그 방법을 우리 의원실에서도 특별히 관심 갖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민원 5개를 다 듣고나자 시곗바늘은 이미 숫자 1을 벗어난 상태였다. 장 의원은 이날 행사에 같이 민원을 들었던 시의원, 구의원들과 함께 컵라면과 김밥으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점심 이후에도 장 의원은 2개의 민원과 3개의 개인 면담 시간을 가져야 했지만 지친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민원들을 잘 들어보면 구청에서 해결할 수 있는 일들이 제일 많다”며 “우리 주민들이 구청에도 민원을 넣고, 시청에도 넣고 별 수를 써도 안 되니까 여기로 민원들을 들고 찾아오는데, (정작 해결이 안 되더라도) 그냥 저한테 말하고 가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고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