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처벌법이 시행된 직후 스토킹 범죄를 신고해 접수된 건수는 2만 건이 넘는 가운데, 위반 혐의가 인정돼 구속영장까지 신청된 건수는 단 377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신고 접수 건수 대비 1%대에 불과한 수치다. 또 신당역 살인사건 등을 통해 스토킹 범죄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대책이 부족했고, 현재 아직도 심의 중인 스토킹 범죄 양형 기준이 미비하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14일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대법원·부산지방법원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21일 스토킹 처벌법이 시행된 이후부터 올 8월까지 경찰에 신고 접수된 스토킹 범죄 건수는 2만7234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스토킹 처벌법에 따라 구속영장이 신청된 건수는 377건으로 신고 건수 대비 1.4%에 불과했다. 구속영장 신청 건수 중 123건(33%)은 불구속 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대법원에서 제출한 스토킹 처벌법 위반 사건(1심) 처리 현황에서 지난해 10월 21일부터 올 상반기 6월까지 스토킹 범죄 처리 건수는 233건이었다. 지법별로는 수원지법이 42건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남부지법이 35건, 부산지방법원이 19건, 인천지방법원이 15건, 대전지방법원이 14건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14일 발생한 '신당역 살인사건'에서 스토킹 범죄를 둘러싼 조치와 대책이 미비한 것으로 밝혀졌다. 피해자가 2년 넘게 350차례 넘는 전화 메시지 등으로 스토킹을 당했지만, 피해자에 대한 신변보호 조치가 단 한 달이 전부였다는 점을 비롯해 ▲스토킹 범죄 전력 및 우려자 채용 문제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 방침 부족 ▲형사소송법상 법원이 구속 사유 심사에서 범죄 중대성·재범 위험성·피해자 우려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개정 취지 반영 미비 ▲경찰의 안일한 대처 등이 드러났다.
가장 큰 문제는 스토킹 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이 없다는 것이다. 신당역 살인사건 발생 이후 양형위원회에서는 정보통신망법 위반사례를 분석하는 등 스토킹 범죄의 양형 기준을 정하기 위한 심의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심의 중인 자료 중 스토킹 범죄와 연관 있는 정보통신망법 위반 범죄에 대한 선고 내역은 최근 5년간(2017년~2021년) 실형은 2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행유예 선고가 78%로 다수가 집행유예에 그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6개월 이하의 형을 선고받는 경우도 77%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법사위에는 총 4건의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상정돼 있고, 16건의 관련 추가 개정 법률안이 발의된 상태다. 정점식 의원은 "상임위 차원에서 수사기관의 정확한 진상을 규명하고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하는 것에 앞서 법무부와 검찰, 법원, 경찰 등도 협력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