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그룹 뇌물 의혹’을 받고 있는 이화영 킨텍스 사장이 28일 구속됐다. 이 사장은 2018년 7월 이후부터 올해 초까지 쌍방울그룹 법인카드 3억원, 고가의 법인차량 3대 리스비 1000만원 등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도지사로 있을 당시 평화부지사를 지내는 등, 이재명 대표의 측근으로 알려졌다. 현재도 경기도 산하 공공 기관인 킨텍스 사장이다. 검찰은 쌍방울과 이 대표의 관련성을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을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쌍방울그룹 뇌물 의혹'을 받고 있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현 킨텍스 사장)가 지난 27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으로 들어가고 있다. /뉴스1

28일 검찰과 정치권에 따르면, 1963년생인 이 사장은 강원도 동해시 출신이다. 1981년 성균관대 사회학과에 입학했다. 이 사장은 1988년 이상수 국회의원 보좌관을 맡으면서 정계에 발을 들였다. 2004년 제17대 총선을 앞두고 이상수 의원이 대선자금 문제로 구속돼 불출마를 선언하자 그의 지역구였던 서울 중랑갑에 출마해 당선됐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는 이상수 의원이 사면복권 됨에 따라 불출마했다.

이 사장은 2018년 7월 10일 별정직인 경기도 연정부지사(이후 평화부지사로 명칭 변경)로 취임했다. 대표적인 친노무현계로 이재명 당시 도지사(현 민주당 대표)와의 접점이 없었지만 당내 세력 확장을 모색하던 이 지사가 내민 손을 잡으면서 친이재명계에 편입됐다.

이 사장은 2020년 1월 15일 부지사 사퇴서 제출 후 제20대 총선 용인갑에 도전해 경선에서 컷오프됐지만 같은 해 9월 1일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가 경기도 출자기관인 킨텍스 사장으로 불러들였다. 이 사장의 킨텍스 사장 임명 당시 총선 출마를 이유로 사퇴한 이를 다시 불러들인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일기도 했다.

이번 구속의 시발점이 된 쌍방울그룹과는 연정부지사 임명 이전인 2015년 1월~2017년 2월 쌍방울그룹에서 고문을 맡으면서 인연을 맺었고, 2017년 3월~2018년 6월 쌍방울그룹 사외이사로 활동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22일 이 사장과 쌍방울그룹 부회장 A씨, 이 사장의 측근 B씨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은 지난 23일 업무상횡령방조 등 혐의로 이 사장의 최측근 B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열고 “도주·증거인멸 염려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기각했다. B씨의 역할과 지위를 고려할 때 구속의 상당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이 사장은 쌍방울그룹 사외이사, 고문을 맡는 등 그 역할과 지위가 뚜렷했기에 B씨와 반대로 구속영장 발부의 사유가 명확하다는 것이 법조계 전언이다. 검찰은 구속된 이 사장과 A씨를 상대로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여당에서는 쌍방울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의 유착 관계를 의심하며 공세를 퍼붓고 있다. 검찰은 이 대표와 관련한 ‘변호사비 대납 의혹’도 수사 중이다. 변호사비 대납 의혹은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로 재임 중이던 2018년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맡은 변호인들에게 쌍방울 그룹 전환사채 등으로 거액의 수임료가 대납 됐다는 의혹이다. 지난해 민주당 대통령선거 경선 과정에서 처음 제기됐다.

이후 같은 해 10월 ‘깨어있는 시민연대당’이 이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받을 당시 변호사비로 3억원을 썼다고 밝힌 것과 달리 실제 특정 변호사에게 현금과 상장사 주식 등 20억여원을 준 의혹이 있다며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 등으로 고발하며 수사가 시작된 바 있다.

최근 검찰은 김영일 수원지검 평택지청장을 수원지검 2차장 직무대리로 발령내면서 ‘쌍방울·이재명 통합 수사팀’을 맡겼다. 김 지청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있을 때 특별수사 직계 라인으로 활약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