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른바 ‘군장병 팬티 예산’ 삭감으로 정부 여당에 공세를 펼쳤지만, 국민의힘이 사실관계가 틀렸다고 맞받으면서 역공을 당하는 모양새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지난 19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를 향해 “(국방부가) 군인 예산을 전투화 310억원, 팬티 5억원, 양말 4억원 삭감했다”며 “아이들이 청춘을 희생해 군대에 갔는데 옷도 신발도 제대로 못 신게 삭감을 해버렸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 회의에서 “아이들이 청춘을 희생해 군대 가 있는 동안 옷도, 신발도 못 신게 예산 삭감을 하다니, 선배 장병이 제대하면 신발을 물려받는 시대가 올 수도 있겠다”고 거들었다.

이에 국방부는 입장자료를 통해 “품목별 단가 하락에 따라 예산이 감액 편성된 것”이라며 이를 반박했다.

정부의 내년 예산안에 따르면 전투화의 경우 단가 하락에 따라 올해 본예산 기준 331억7000만원에서 내년 311억2000만원으로 20억5000만원 감액됐다.

국방부는 이 같은 감액이 전투화 단가가 올해 5만8287원에서 내년 5만3925원 감소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축구화는 1만4586원에서 1만3070원, 동내의는 2만7540원에서 2만2859원, 팬티는 5379원에서 4517원, 양말은 3108원에서 2828원으로 각각 감소했다.

국방부는 “장병 의식주 분야는 다른 예산에 우선해 반영함으로써 장병들의 사기와 복지 증진에 매진하고 있다”며 “해당 품목은 장병들에게 기준 수량만큼 정상적으로 보급 가능하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부산·울산·경남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모두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이에 국민의힘은 “야당으로서 자질이 의심된다”고 비판했다.

권성동 의원은 지난 19일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정부가 군 장병 ‘팬티 예산’을 삭감했다고 성토했는데, 명백한 거짓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군 장병 팬티 예산에 대한 민주당의 공세는 예산의 개념과 수치 모두 틀렸다”며 “야당으로서의 기본 자질이 의심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어제 민주당을 향해 양심 결핍인지, 지성 부족인지 물었고 오늘 답을 얻었다”며 “민주당에는 양심과 지성이 모두 없었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이 대표는 ‘팬티 예산’이 아니라 ‘팬티 업체’와의 유착이나 설명하길 바란다”며 “변호사비 대납과 측근의 법인카드, 경기도 행사 후원 등등 범죄 의혹 중 단 하나도 해명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 대표가 연루된 이른바 ‘변호사비 대납 의혹’의 당사자 기업은 내의 제조 업체로 알려진 쌍방울이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2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어제 대정부질문에서 대국민 기만쇼를 보였다”며 “서영교 의원은 패널까지 만들어 정부가 내년도 장병 의복 예산을 삭감했다고 거짓 보고를 하며 비정한 예산이라고 고약한 딱지를 붙였다”고 지적했다. 성 정책위의장은 “서 의원님 공부 좀 하시고 대정부질문 하시길 바란다”며 “해당 품목은 단가 하락으로 감액 편성된 것이다. 우수한 공무원의 성실함이 묻어난 정상적 예산”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