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8일 국민의힘이 전국위원회를 열어 정진석 국회 부의장을 새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임명한 직후 법원에 정 비대위원장의 직무집행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대표가 국민의힘과 새로운 당 지도부를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이 대표 소송대리인단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정 비대위원장의 직무집행과 정 비대위원장을 임명한 전국위 의결 등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서를 서울남부지법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 측은 국민의힘 전국위원회에서 정 위원장 임명 안건이 의결된 뒤 법원 전자소송 사이트를 통해 관련 서류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 비대위 출범에 앞서 법원이 이 대표가 낸 비대위 효력정지 가처분 인용으로 직무가 정지된 주호영 전 비대위원장이 이끌었던 기존 비대위는 해산했다. 대리인단은 “주호영 및 기존 비대위원들의 전원 사퇴는 소급적용을 금지한 헌법 위반을 회피하려는 꼼수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어 대리인단은 “선행 가처분 인용결정에 의해 주호영 비대위원장과 비대위원들의 임명 및 비대위 설치 자체가 무효이므로 무효에 터 잡은 ‘새로운’ 비대위 설치, 새로운 비대위원장 임명 역시 당연무효”라고 주장했다.
대리인단은 앞서 비대위원 8명 전원의 직무집행을 정지해달라며 냈던 2차 가처분 신청은 위원들의 사퇴로 소의 실익이 없어져 취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비대위 설립 요건을 구체화한 전국위 당헌 개정 의결에 대한 효력정지를 구하는 3차 가처분 신청은 개정 당헌이 위헌무효임을 확인받기 위해 소송을 유지할 계획이다.
이 전 대표의 이번 가처분 신청 사건은 앞선 사건들과 마찬가지로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에 배당된다. 이 재판부는 서울남부지법에서 신청 사건을 담당하는 유일한 합의부로, 지난달 26일 이 전 대표의 1차 가처분을 인용하고, 주호영 당시 비대위원장의 직무를 정지했다. 재판부는 국민의힘 내에 비대위로 전환할 만한 비상상황이 없었는데도 당 대표 등 지도부 교체를 위해 일부러 “비상상황을 만들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