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이준석 대표의 효력정지 가처분을 인용하면서 ‘주호영 비대위’가 제동이 걸린 후 새롭게 출범한 ‘정진석 비대위’가 8일 첫 일정을 서울역에서 시민들에게 귀성인사를 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이곳에서 정진석 신임 비대위원장은 서울 지하철에서 출근 시간대에 지하철 운행을 방해하는 방식의 시위를 벌이고 있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박경석 공동대표를 만났다. 박 대표는 이 대표와 시위 방식을 둘러싸고 설전을 벌였었다. 정 위원장은 “(대책을) 심도있게 검토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새 비상대책위원장에 임명된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8일 서울 중구 서울역에서 귀성객들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이동하던 중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 위원장은 이날 전국위원회 의결 절차를 거쳐 새 비대위원장으로 공식 임명된 후 오후 4시쯤 서울역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원내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한 권성동 원내대표와 김석기 사무총장, 성일종 정책위의장,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 박형수 원내대변인 등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정 위원장 등 국민의힘 지도부는 사무총장 ‘따뜻한 한가위’, ‘힘 나는 민생경제’라 적힌 어깨띠를 둘렀다. 정 위원장은 청바지를 입은 편안한 차림이었다.

이들을 처음 맞이한 사람은 전장연의 박경석 대표다. 대합실에서 기다리던 박 대표는 “비대위원장님!”이라 소리치며 정 위원장을 불렀다. 그는 다가온 정 위원장의 손을 잡고 “어떤 오해가 있는데 저희가 문재인 정부에서도 계속 요구하고 투쟁했다”며 정 위원장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소속 장애인들이 4월 21일 오전 서울 지하철 2호선 시청역에서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하고 있다. 이날 재개된 전장연의 지하철 탑승 시위는 장애인 권리 예산 등에 대한 대통령직 인수위의 답변을 기다리겠다며 시위를 중단한 지 22일 만이다. /연합뉴스

정 위원장은 “애쓰신다”며 “지도부가 구성되면 심도 있게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권 원내대표도 “잘 들여다보고 합리적인 대책을 만들어보겠다”고 말했다.

이후 지도부는 열차에 탑승하러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 앞에 자리를 잡고 귀성객들에게 인사했다. 이들은 “잘 다녀오세요”, “좋은 추석 되십시오”,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면서 건어물 세트와 과일 보따리를 들고 내려가는 시민들을 향해 허리를 숙이고 손을 흔들었다. 이날 추석 인사는 약 17분 동안 진행됐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8일 서울 중구 서울역에서 귀성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