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북상하며 북한 지역에도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북한이 임진강 상류 황강댐(북한명 예성강댐) 수문을 일부 개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에도 수문을 열기 전 남측에 알려주지 않았다. 통일부는 "사전에 통보해달라"고 다시 촉구했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5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현재까지 (남측) 임진강과 필승교 수위는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고, 북한의 황강댐 수위는 현재까지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면서도 "(황강댐에서) 일부 방류가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일부 유량 변화에 대해 국민과 부대 장병의 안전을 위해서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방류되는 상황을 관계기관과 공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군은 북한의 황강댐 방류가 태풍에 대비하는 수위 조절 차원인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중앙TV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전날 평양 141㎜, 평성 116.4㎜, 원산 131.4㎜, 문천 177.6㎜ 등 집중 호우가 쏟아졌다.
통일부는 북한에 댐 방류 시 사전 통보를 해달라고 촉구하는 장관 명의의 통지문을 이날 오전 9시 전달하려고 했지만, 북한이 수신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밝혔다.
조중훈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통일부는 오늘 아침 9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업무 개시 통화 시 남북 공유 하천에서의 북측 댐 방류 시 우리 측에 사전 통보해 줄 것을 재촉구하는 통일부 장관 명의의 통지문을 북측에 전달하려고 했다"며 "그러나 북측은 통지문 수신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통화를 종료하였다"고 했다.
보내려고 한 통지문 내용에 대해서는 "먼저 우리 측은 재해 방지를 위해 최대한의 대비를 하고 있는바, 북측도 피해 예방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측의 사전 통보 없는 대규모 방류는 우리 측의 피해를 더욱 극심하게 할 우려가 있는 만큼 방류 시 우리 측에게 사전에 통보해 줄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며 "남북이 상호 협력하여 현재의 위기 상황을 큰 피해 없이 잘 극복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고 언급했다.
조 대변인은 "통일부는 북측이 우리 측 통지문을 수신하지 않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여 북측의 댐 방류 시 우리 측에 사전 통보해 줄 것을 다시 한번 공개적으로 촉구한다"고 했다.
북한은 지난 6월 28일에도 남측에 알리지 않고 황강댐 수문을 개방했다. 2020년 장마철에도 황강댐 수문을 여러 차례 열어 임진강 최북단 필승교 수위가 급상승하면서 인근 지역 남측 주민들이 긴급 대피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