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들어서기 전까지 ‘1대50′이었다. 대한민국이 1이면 사우디는 50을 가지고 있었는데 지금은 많이 좁혀졌다. 불과 몇 달 안 됐지만 지금 지지 국가들이 계속 늘고 있다. 사우디가 강적이긴 한데 사우디가 못 갖고 있는 우리의 강점이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지난 8월 29일 부산 연제구에 위치한 부산시청 시장집무실에서 조선비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부산광역시 제공

지난달 29일 부산 연제구에 위치한 부산시청 시장실에서 조선비즈와 만난 박형준 부산시장은 ‘2030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상황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강력한 경쟁자인 사우디 리아드는 지난해 10월부터 엑스포 유치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반면, 부산은 비교적 늦은 올해 5월부터 국가차원의 유치전에 나섰다.

박 시장은 “작년은 정권 말기이기도 하고 대선도 있어 전 정부가 신경쓰기 굉장히 어려워 형식만 만들어놨다”며 “그러다보니 기업들도 전혀 안 움직였다. 그런데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국정과제로 만들고 윤석열 대통령이 앞장서니 지금은 다 해보자는 분위기가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엑스포를 보는 관점은 ‘부산을 글로벌 허브 도시로 만들어보자’는 계기”라며 “이를 통해 남부권 전체를 수도권에 버금가는 또 다른 글로벌 허브 권역으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박 시장과의 일문일답.

ㅡ취임 가장 큰 현안이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다. 현 상황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단순히 엑스포라는 행사를 유치하는 걸로 바라보고 있는 게 아니다. 큰 틀에서 대한민국을 어떻게 경영할 것인가 관점부터 새롭게 말해야 할 것 같다. 부산은 세계 2위 환적항이고, 7위의 콘테이너항이다. 항만이 좋아서가 아니라 위치가 좋아서 그런 거다. 부산항의 75%의 물동량이 지나다니고 있는데 대개 이런 좋은 위치 가진 항만을 가진 도시는 전세계적으로 보더라도 다 글로벌 허브 도시 기능을 하고 있다.

싱가포르, 홍콩, 미국 샌프란시스코, 뉴욕할 것 없이 물류 기능할 수 있는 곳이 허브 기능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물류와 금융, 금융을 기반으로 신산업이 육성될 수 있다. 거기에 기반을 두고 관광, 문화가 같이 갖춰진 도시가 글로벌 허브 도시다. 아쉽게 생각하는 건 대한민국을 경영하면서 아무래도 서울이 수도니까, 수도 중심으로 도시가 발전했다. 그런데 위치로 보면 사실은 부산이 서울보다 글로벌한 수준에서 더 좋은 위치를 가지고 있다.

글로벌 허브 도시가 될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데 여길 키우진 못한 게 대한민국의 손실이라면 손실이라고 생각한다. 만약에 부산을 글로벌 허브 도시로 키웠으면 남부권 자체가 허브 도시를 중심으로 수도권처럼 발전할 수 있고, 그러면 지금 국가균형발전이니, 수도권 집중이니 이런 문제를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가 엑스포를 보는 관점은 ‘부산을 한 번 그런 글로벌 허브도시로 만들어보자’ 그걸 통해서 남부권 전체를 수도권에 버금가는 또 다른 글로벌 허브 권역을 만들어보자는 관점에서 우리가 바라보고 있다. 엑스포를 유치함으로써 촉진제 역할을 하고자 한다.”

ㅡ균형발전이라는 화두가 나온지도 벌써 3-40년이 됐다.

“균형발전이라는 말을 썩 좋아하지 않는다. 대한민국의 새로운 발전 축을 하나 더 만드는 거라고 생각한다. 균형발전하면 대개 중앙정부가 떡을 나눠준다는 개념으로 보는데 우리는 그런 관점이 아니라 혁신 거점을, 또 글로벌한 수준의 혁신 거점을 복수로 만든다고 생각하고 접근할 필요 있다고 본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지난 8월 30일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에서 열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기원 콘서트 관계기관 점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부산광역시 제공

ㅡ엑스포에 맞는 기반 시설 구축하는 측면에서 가장 역점이 되는 부분은?

“엑스포를 유치하고자 하는 지역이 북항 지역이다. 북항은 부산의 중심이다. 중심에 있고, 부산을 세계적인 항만도시로 만들었던 그런 주요 항만시설이 있는 곳이다. 그 항만시설이 신항으로 옮겨가면서 그걸 도시를 재생할 수 있는 아주 황금싸라기 땅이 생긴 것이다. 런던이나 뉴욕도 그렇게 시작했다. 항만이 다 바깥으로 이동하면서 도심으로 전환했다. 북항 지역은 부산역하고 붙어 있다. 그 지역 전체를 지금 재생 사업을 하고 있다. 북항 1단계는 재생 사업이 입지 조성이 끝났고 2단계가 지금 시작이 되고 있다. 그 1, 2단계 지역이 다 합쳐서 엑스포 부지가 되는 것이다.

대개 엑스포를 열면 외곽 지역의 신도시를 만들어서 하거나 하는데 이건 도심 한가운데, 부산의 역사를 그대로 안고 있는 그 지역을 부지로 삼고 있다. 그런 면에서 저희는 부지 경쟁력이 다른 어느 곳보다도 있다고 생각한다. 오사카나 밀라노 엑스포보다도 우리가 훨씬 더 큰 부지고, 상하이하고는 비슷하다. 바다를 끼고 있고, 날씨도 좋고. 그런 면에 경쟁력은 상당히 있다고 본다.”

ㅡ부산시가 엑스포 유치에서 내걸고 있는 메시지가 무엇인가.

“엑스포는 보통 보편적인 문명이 지향하는 가치를 담아내면서 그걸 구현할 수 있는 최첨단의 기술과 문화를 보여주는 축제의 장이다. 우리가 내걸고 있는 건 기후변화, 디지털 대전환 그리고 그 속에서의 포용성을 이걸 담는 테마로 잡아놓고 있다. 부산의 비전도 그린 스마트 도시지만, 디지털대전환과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을 선제적으로 하는 도시로서 메시지를 강조하고자 한다.

그 중 하나의 상징적인 프로젝트가 유엔 해비타트가 부산을 기후난민을 위한 플로팅 아일랜드 프로젝트의 첫 번째 실험장소로 선정해서 북항 앞바다에 기후난민을 위한 플로팅 아일랜드를 만들 것이다. 그리고 그 플로팅 아일랜드에는 최첨단 기술이 다 동원된 거고 자족적인 에너지 시스템, 넷제로 시스템이 운영된다. 부산이 디지털 대전환과 기후변화, 인클루시브니스까지 포함하는 상징적인 프로젝트로 준비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부산항 신항 한진부산컨테이너터미널에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준비상황 점검 회의 전 사진 자료를 보며 보고받고 있다. 사진 오른쪽 첫 번째가 박 시장. /뉴스1

ㅡ부산에서 개최되는 방탄소년단 부산 엑스포 유치 기원 콘서트가 화제다. 10만명 규모로 진행된다고 해 우려도 많은 상황인데.

“그건 크게 걱정 안하셔도 된다. 우리가 엑스포 유치를 위해서는 크게 외교 역량을 총동원 할 필요가 있고 다음에 우리 대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통상 역량 또 그와 관련된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게 필요하다.

그리고 남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우리만의 장점이 K컬쳐, K팝이다. 특히 BTS는 전세계의 어마어마하게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뿐 아니라 또 각 나라의 실력자의 가족들, 자녀들도 굉장히 좋아하는 그룹이기 때문에 BTS가 갖는 효과가 저는 굉장히 크다고 본다. 전세계의 청년들부터 시작해서 일반 시민들이 부산이 엑스포 유치의 적지이고, 부산에 엑스포를 유치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이끌어낼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이 BTS라고 본다. 그래서 BTS를 홍보대사로 한 거다. 마침 BTS도 부산 엑스포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고 그 일환으로 이번 엑스포 공연이 이뤄지는 것이다.

부산은 불꽃축제 100만명씩 행사 해본 경험이 있는 도시다. 10만명을 저희가 관리하고 운영하는데는 충분하다. 안전하게 공연할 수 있고, 그 다음에 전세계 중계된다. 그림을 그려야 한다. 무대설치라든지 화면이 어떻게 나올 것이냐 전문가 의견 등이 다 종합됐다.”

ㅡ최근 BTS콘서트 개최와 관련해 부산 숙박시설들이 가격을 올려받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일부가 그런 것 같다. 부산시가 지금 적극적인 계도에 들어갔다. 이건 부산을 욕먹이는 일이고 단기적인 장사를 하자고 부산의 미래가 걸려있는 엑스포에 먹칠을 하는 일이다. 저희가 숙박협회와 관광협회와 협력을 해서 바로잡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ㅡ사우디의 리야드는 부산보다 빠르게 엑스포 홍보 유치에 나섰다. 현재 유치전 상황이 어떤지.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기 전까지는 1대50이었다. 대한민국이 1이었다면 사우디는 50을 갖고 있었다. 지금 많이 좁혀졌다. 작년은 정권 말기에다 대선도 있어 전 정부가 신경쓰기 굉장히 어려워 형식만 만들어놨다. 그러다보니 기업들도 전혀 안 움직였다. 그런데 새 정부 들어서면서 국정과제로 만들고 대통령이 앞장서서 하니까 지금은 다 해보자는 분위기가 됐다. 열심히 뛰어서 불과 몇 달 안 됐지만 지금 지지 국가들이 계속 늘고 있다. 사우디가 강적이긴 한데 사우디가 못 갖고 있는 우리의 강점이 있다.

엑스포는 테마, 장소, 날씨 다 중요하지만 결국은 170여개국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최종 결정이 제일 중요하다. 그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야 하는 프로젝트다. 이제 아무리 여건이 좋고 테마가 좋더라도 결국 마지막에는 각 나라의 구체적인 이해관계와 우리가 열려고 하는 엑스포가 딱 맞아 떨어져야 한다. 긍정적인 것은 내년에 국제개발협력(ODA) 예산을 거의 두 배 이상 늘렸다. 그걸 통해서 각 나라별로 서로 이해관계를 맞출 수 있는 작업들을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있다. 결국 마음을 잡는 일인데 이는 우리가 과거에 올림픽이나 월드컵 유치하면서 해본 경험 있다. 그래서 우리가 적극적으로 하면 막상막하의 경쟁이 될 거라고 본다.”

◇ 박형준 부산시장은?

박형준 부산시장은 민선 8기 부산광역시장이다. 서울 대일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대학생 때에는 학생운동을 했고 대학교 졸업 후에 중앙일보 기자가 되었다가 공부를 더 해서 사회학 교수가 되었다. 동아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로 임용됐다. 민중당, 경제정의실천연합 등 시민단체 활동을 통해 진보적인 학자로 이름을 떨쳤다. 1994년에 민주자유당에 입당해 정부위원회에서 활동했으며, 2004년 제17대 국회에서 부산 수영구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 정무수석과 제29대 국회 사무총장 등을 지냈다.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정치토론 프로그램인 ‘썰전’을 통해 보수 논객의 아이콘이 됐다. 이후 지난해 재보궐선거에서 부산시장으로 정계에 복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