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휴일인 4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지하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태풍 ‘힌남노’ 대비 회의를 약 70분간 주재했다. 화상으로 참석한 기관장과 시·도지사에게는 ‘압박 면접’ 느낌이 드는 질문을 던졌다. 박형준 부산시장에게는 해안가 마천루 ‘빌딩풍’과 관련해 물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제11호 태풍 '힌남노' 대비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날 태풍 힌남노 대비상황 점검회의 후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예상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 참석자들과 압박 면접 같은 질의 응답 시간을 가졌다”고 전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는 군의 구조 지원 체계를, 이흥교 소방청장에게 지자체 등과의 협조 준비 상황을 물었다.

회의는 오후 2시부터 70분간 진행됐다. 대통령실에서는 대통령비서실장과 국가안보실장, 경호처장, 정무·홍보·사회수석 등이 참석했다. 국무총리와 14개 부처 장관과 청장, 17개 시도 단체장은 각 부처 및 지자체 비상상황센터에서 영상으로 회의에 참여해 윤 대통령에게 대처상황을 보고했다.

이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정부가 나의 가족을 살핀다는 심정으로 선제적 대응을 해달라고 당부했다”며 기관장들에게 ‘선(先)조치 후(後)보고’를 지시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태풍 세기가 예상보다 강해질 것으로 알려진 지난주 후반과 이전 주말부터 실질적인 대비 태세를 가동해왔다.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해 재난안전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 대통령실 국정상황실로부터 실시간으로 전화 보고를 받으며 철저한 대비를 당부했다. 전날에는 이상민 행안부 장관에게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미리 가동하는 등 최고 단계의 대응 태세를 갖추라고 지시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제11호 태풍 '힌남노' 대비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 관계자는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현재 비상대응체제(를 가동 중)”이라며 “저희 관계 수석실과 관계 부처 장관, 청장까지 실시간 보고와 상황 파악이 수시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이 빈틈 없는 대비 태세를 강조하는 배경에는 지난달 초 수도권 집중호우 당시 윤 대통령이 퇴근 후 서울 서초동 자택에서 보고를 받으며 지시를 내려 논란이 된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태풍이 오면 관저에서 상황을 관리하는가, 아니면 대통령실에서 밤을 새면서 관리를 하느냐’는 질문에 “여쭤보지는 않았지만 저희는 지난 주 후반부터 비상태세”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