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30일 “나는 국민학교(초등학교)에 처음 입학했을 때 공부를 아주 못했다. 선생님이 어머니를 학교에 오시라고 해서 ‘아이가 조심성,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며 걱정하고 그랬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오전 서울 구로구 가족센터를 찾아 대안교육시설인 '움틈학교' 수업을 참관하며 학생들을 격려하고 있다. /뉴스1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구로구 가족센터를 방문, 한 다문화 가정 학생의 ‘학교 다닐 때 공부 잘하셨나’라는 질문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가족센터에 있는 ‘움틈학교’에서는 현재 중국 학생 10명, 베트남 학생 1명이 공부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움틈학교에서 한국어가 서툰 학생에게 “지금은 어려운데 열심히 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는 순간에 한국어 실력이 확 늘 것”이라며 “어렵더라도 절대 포기하지 말고 선생님이 이야기한 걸 끝까지 따라가 보라”고 격려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구로구 가족센터는 2006년 개소한 이래 다문화가족에 대한 초기 정착 등 정착 단계별 지원 및 상담·교육·돌봄 등 지역사회 가족들에게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연간 4만 명 이상이 이용하는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오전 서울 구로구 가족센터를 찾아 '공동육아나눔터'에 참여한 가족들과 대화의 시간을 갖고 있다. /뉴스1

이 센터에서는 보육 시설인 ‘공동육아나눔터’도 운영 중이다. 윤 대통령은 이곳에서 아이 한 명을 무릎에 앉혀 이야기를 나눴다. 센터의 한 선생님이 아이들을 위해 ‘공룡똥’이라는 책을 펼쳐 읽자 윤 대통령은 마스크 위로 손을 대며 코를 막는 시늉을 해 보였다. 아이들은 웃으며 그 모습을 따라 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진 관계자 간담회에서 “다문화·한부모 가족 아이들이 우리나라와 세계 인류의 미래를 이끌어갈 소중한 우리의 자산”이라며 “가족과 가정을 정책의 타깃으로 삼아 국가가 국적과 상관없이 부모가 하기 어려운 역할을 도와주고 큰 책임을 갖고 일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이와 부모 등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게 아니라 하나의 가정을 타깃으로 해 돕는다는 건 참 의미 있고 아주 훌륭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언어 문제나 학업 부적응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다문화가족 자녀에게 맞춤형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오전 서울 구로구 가족센터를 방문, 소외·취약가족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가족서비스를 발전시키고, 지역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위기가족 조기 발굴과 복지 사각지대 해소 등에도 노력해 나가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대통령실은 앞서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윤 대통령이 현장에서 “부모의 경제적 여건 및 가족환경의 차이와 관계없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보편적 가족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대통령실 측은 “이번 방문은 다문화·한부모 등 소외·취약가족 지원시설을 방문해 애로사항을 경청하고 현장 관계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