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선에서 서울 지역의 경우 아파트 가격이 높고 문재인 정부에서 집값이 많이 상승한 경우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지지했고, 아파트 가격이 낮거나 집값이 덜 올랐을 경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지지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2022년 2월 17일 오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서울 서초구 고속터미널에서 열린 유세에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조선DB

국회 입법조사처 허석재·송진미 정치의회팀 입법조사관은 지난 24일 발간한 ‘제20대 대통령선거 분석’ 보고서에서 부동산 이슈가 투표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동 단위 이재명·윤석열 후보 득표율과 아파트 가격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서울 지역에서 재산세가 높은 강남·서초·송파 지역에서 윤 후보의 득표율이 높았고, 서울 표준공시지가 변동률과 윤 후보 지지율 간에 높은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입법조사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제공한 동 단위 이재명·윤석열 후보 득표율과 부동산 정보 플랫폼 직방이 제공한 아파트 가격으로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2021년 아파트 가격과 2020~2021년 가격 변동이 두 후보 득표율과 상관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입법조사처는 “2021년 아파트 1평(3.3㎡)당 평균가격이 높은 지역일수록, 아파트 가격 증가폭이 큰 지역일수록 이 후보 득표율이 낮았다”면서 “반대로 윤 후보는 아파트 가격이 높을수록, 가격 증가폭이 클수록 득표율이 높았다”고 했다.

아파트 가격 상승보다는 아파트 가격 자체가 득표율과 상관성이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아파트 가격이 높을수록 투표율이 높은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입법조사처는 “아파트 가격이 높은 곳은 투표율이 높았고, 윤 후보 지지도 높았다”고 했다.

2022년 3월 8일 오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 1번출구 앞에서 열린 ‘구로구를 서남권 중심지로! 이재명은 지킵니다!’ 구로구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조선DB

문재인 정부에서 부동산 관련 세금 부담이 커진 것이 원인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서울시의 동별 재산세 부담 추이를 분석한 한국지방세연구원 박지현 연구위원의 연구에 의하면, 2020년 제21대 총선과 2022년 제20대 대선에서 모두 국민의힘을 더 지지했던 지역의 2017년 대비 2021년 재산세 부담 증가율은 89%로 나타났다. 두 선거에서 민주당을 더 지지했던 지역의 증가율은 24%다.

또 21대 총선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더 높았지만 20대 대선에서 국민의힘이 더 우세했던 지역의 2017년 대비 2021년 재산세 부담은 평균 42% 증가했다. 입법조사처는 “이를 통해 세 부담 증가가 윤 후보 지지로 연결되었을 개연성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경기도와 인천의 상황은 서울과 달랐다. 입법조사처는 “경기도의 경우에도 아파트 가격 증감에 따라 후보의 득표율이 증가하거나 감소하는 경향은 있었는데 서울만큼 강한 상관관계가 나타나지는 않았다”며 “인천시에서는 뚜렷한 상관관계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

국회 입법조사처 '제20대 대통령선거 분석' 보고서 캡처
국회 입법조사처 '제20대 대통령선거 분석' 보고서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