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법원의 직무정지 가처분 결정 이후 공개적 언급을 자제한 채 외곽 여론전을 이어가고 있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대구 달성군을 찾았다. 달성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전날(27일) 경북 칠곡에 자리잡았다고 한 뒤 연이어 TK(대구·경북) 지역 행보에 나선 것으로, 이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은 저녁에 칠곡에서 나와 달성군의 당원들과 함께 다사에서 만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칠곡은 본가이고 달성은 외가지요. 다시 저녁 먹고 지천으로 귀환한다”며 “가서 9시 뉴스 보면 또 코미디겠지요”라고 했다. 이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자신의 칠곡 선산 방문을 정치적으로 해석한 김병민 서울 광진갑 당협위원장을 향해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했는데, 이같은 상황을 ‘코미디’에 빗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칠곡에 왔다”며 “현대공원묘지에 계신 증조할아버지, 큰할아버지 그리고 청구공원묘지에 계신 할아버지와 작은 할아버지께 오랜만에 추석을 앞두고 인사를 올렸다”고 적었다.
그는 자신이 성묘하는 사진과 함께 “오랜세월 집안이 터전잡고 살아왔던 칠곡에 머무르면서 책 쓰겠다”고도 적었다.
김 위원장은 TV조선 ‘뉴스현장’에 출연해 “칠곡이 누구의 지역구인가. 정희용 국회의원 지역구이고 정 의원은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 비서실장”이라며 “비상대책위원장은 직무정지가 됐는데, 비대위원들은 사퇴하지 않고 존속하겠다고 하니까 한방 쏘는 행동으로 보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 전 대표가) 물론 조상의 묘소를 찾아서, 이 전 대표가 여기에 대한 예를 갖추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겠으나 그간의 행보를 보면 제가 조금 전 해석했던 여지들도 상상이 가능하다”며 “(이 전 대표는) 정치를 항상 게임처럼 바라본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우리 집안이 주호영 비대위원장의 비서실장을 2022년에 저격하기 위해 500년 전에 칠곡에 자리잡았다는 거냐”라며 “이런 비상식적인 이야기는 방송에서 그만 봤으면 좋겠다. 진지한 표정으로 이상한 소리를 늘어놓는 사람이 TV에 나올 때 말세가 가까워지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 대표는 지난 23일 재판부에 제출한 자필 탄원서 내용이 유출되자 하루에도 수차례씩 페이스북을 통해 ‘셀프 유출, 셀프 격앙’이라는 등의 글을 올렸으나, 최근 들어서는 당의 상황에 대한 공개적 언급은 자제하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는 TK지역을 거점으로 두고 필요에 따라 전국 어디든 당원을 만나러 가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대표는 당분간 방송에는 나오지 않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