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이틀 연속으로 전통시장을 찾았다. 시민들을 만나 민심을 들으면서 상인이 판매하는 상품도 샀는데, 콘셉트가 다르다. 서울 암사종합시장에서는 주로 먹을거리를 샀고, 대구 서문시장에서는 섬유 제품을 샀다.
◇암사시장서 먹을거리 중심…떡 8종류 2만원
윤 대통령은 지난 25일 서울 암사종합시장을 방문했다. 이곳에서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기 위해서였다. 회의를 시작하기 전, 윤 대통령은 암사시장을 둘러봤다. 이곳은 네이버 장보기 시스템으로 온라인 주문하면, 서울 시내와 경기 성남시 등에 당일 배송해주는 시스템이 갖춰진 시장이다.
암사종합시장 방문 첫 일정은 ‘네이버 라이브커머스’였다. 쇼호스트가 홈쇼핑처럼 생방송으로 상품을 판매한다. 암사종합시장의 기름집에서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제가 떴다 하면 매출 3배입니다”라며 참기름·들기름을 홍보했다.
이 장관은 참기름·들기름 선물세트를 윤 대통령에게 건네면서 “일단 품질은 대통령께서 보증하실 것입니다”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웃으며 “저도 어제 주문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네이버 라이브커머스 생방송에 윤 대통령은 선물세트 상자를 든 두 손만 나왔다. 윤 대통령은 이 장관에게 “장관 할 게 아니라 쇼호스트를 하면 더 잘 하겠어요”라며 농담을 건넸다.
이어 윤 대통령은 생선가게를 거쳐 떡집에 도착했다. 윤 대통령은 “떡을 좀 살까? 이따가 점심도 먹어야 되니까”라며 “콩 저것도 있나요? 송편을 큰 것을 주세요” 등의 말을 했다. 윤 대통령은 이곳에서 인절미, 송편, 꿀떡, 바람떡, 시루떡, 모듬설기, 모듬찰떡, 약식 등을 샀고 현금으로 2만원을 계산했다.
떡이 담긴 장바구니를 들고 윤 대통령은 반찬가게에 도착했다. 같은 날 오전 서울 서초동 자택에서 네이버 장보기 시스템으로 미리 구매한 나물 등 7가지 반찬을 가져가기 위해서였다. 떡과 반찬이 담긴 장바구니 2개를 들고 암사종합시장을 둘러보며 가다가, 옥수수가게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삶은 옥수수를 구매했다.
◇서문시장서 섬유 제품 위주로 쇼핑…베개·모자 각 2개
윤 대통령은 26일에는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했다. 대구 성서산업단지에 있는 로봇기업 ‘아진엑스텍’에서 첫 규제혁신전략회의를 주재한 후 찾았다. 상인회와 간담회를 마친 뒤 쇼핑하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윤 대통령은 풍기인견 이불가게에서 이불과 베개 2개를 샀다. 베개를 보면서 “이건 애기들 저기(베개)인가”라고 물었고, 상인은 “어른들 목베개에요”라고 답했다. 더 큰 걸 찾은 후, 2개를 구입했다.
이불을 사면서 윤 대통령은 “인견이에요?”라고 물었고, 상인은 “네, 풍기인견이에요”라고 답했다. 다시 윤 대통령이 “아 이에 인조견이 아니고?”라고 하자, 상인은 “풍기 인견이에요. 천연섬유입니다”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천염섬유구나, 나는 인조견이라고 그래 가지고”라며 풍기인견 이불을 하나 샀다. 상인이 깔개도 권했으나, 윤 대통령은 “내가 이게 다 있어 가지고요”라며 이불만 샀다.
윤 대통령은 “베개는 어디서 나오는 것이냐”고 물었고, 상인은 “대구에서 나온다”며 지역 생산품이라고 설명했다. 결제는 온누리상품권으로 했다. 대통령실 직원은 베개는 장바구니에 넣고, 이불은 택배로 보내달라고 상인에게 요청했다.
이어 방문한 곳은 신발가게였다. 윤 대통령은 검정색 슬리퍼를 신어보면서 “딱 맞네. 이걸로 하나 주시고요”라고 했다. 상인이 “대통령님, 수건은 안 필요하세요?”라며 판촉을 하자, 윤 대통령은 “수건?”이라면서 “운동화는 좀 편한 신발 없어요?”라고 화제를 돌렸다.
상인이 윤 대통령의 발 사이즈를 270㎜나 275㎜로 추정하자, 윤 대통령은 “아니, 커야 돼요”라며 “80(280㎜) 정도”라고 했다. 점원이 은색 운동화 한 켤레를 가져오자, 윤 대통령은 한쪽 신발을 신어보면서 “이걸로 하나 주세요”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산이에요? 어디서 나온 거에요?”라고 물었고, 상인은 “국제상사요”라고 답했다.
그리고 들어간 곳은 모자가게였다. 윤 대통령은 “이거 괜찮네”라며 중절모처럼 생긴 모자를 머리에 썼다. 시민들은 “멋있습니다”라며 박수 치며 환호했다. 그러자 윤 대통령은 “그래. 이거 하나 사지”라고 했다. 상인이 김건희 여사에게 어울릴 것 같다며 흰색의 챙이 넓은 모자를 건네자, 윤 대통령은 “그래요? 그럼 이것도. 그래, 하나 주세요”라고 했다. 모자를 두 개 산 셈이다.
윤 대통령은 다른 모자를 살펴보며 “옛날에 대구에 섬유가 잘 될 때는 모자도 많이 만들고 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요새 매출이 약간 늘었어요?”라고 물었고, 상인은 “거리두기가 풀리고 나서는 좀 괜찮은 것 같다가, 다시 확진자가 늘어나다 보니까”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손님들이 많이 떨어졌구나”라며 가게에서 나와 차량에 탑승해 떠났다.
◇대선 후보 때에는 이마트에서 멸치·콩 구입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때에도 쇼핑을 즐기는 모습을 노출시킨 적이 있다. 지난 1월 8일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였던 윤 대통령은 이마트 이수점을 찾아 여수멸치, 약콩, 인스턴트 라면, 사과 등을 카트에 담았다. 인스타그램에는 ‘#달걀’ ‘#파’ ‘#멸치’ ‘#콩’ 이라는 해시태그를 올렸다.